「프리(Free)」마케팅은 물건을 사면 하나 더 주는 「덤마케팅」 또는 「보너스마케팅」보다 적극적인 기법이다. 인간이 가진 공짜 심리를 역이용해보자는 발상이다.
프리마케팅은 주로 벤처기업들이 초기 고객을 끌기 위해 내놓은 「엉뚱」하고 「상식」을 파괴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이 이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은 처음부터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을 자사 웹사이트에 끌어들이느냐에 비즈니스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수백만원대의 PC를 무료로 제공하는 인터넷 프리마케팅은 당사자인 ISP뿐만 아니라 PC메이커, 광고주들이 업종은 다르지만 고객목표가 같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인터넷서비스 분야의 프리마케팅은 3자의 적극 제휴에 의해 이뤄지는 셈이다.
우선 ISP들은 PC나 인터넷서비스를 공짜로 주더라도 인터넷 광고주에게서 받는 광고수입과 영업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광고주들도 불특정다수를 상대하는 매스마케팅에서 탈피해 인터넷 이용자의 신상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들의 장바구니를 훤히 들여다보면서 고정고객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야후 등의 웹사이트 광고단가는 크게 치솟고 서비스업체 역시 어마어마한 부를 챙기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PC메이커 역시 시장이 포화상태로 가고 가격까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는 일정량의 제품을 구매하는 ISP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전문가들은 『3자 제휴의 프리마케팅이 궁극적으로 전세계 1억명의 인터넷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시장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려대 이두희 교수(경영학)는 『인터넷 마케팅의 기본원리는 「많이 주어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서비스나 제품을 팔기에 앞서 고객들이 놀다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마케팅은 선발업체를 따라잡는 방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95년 뒤늦게 인터넷시장에 참여하면서 자사 「익스플로러」를 전격 무료화해 90%대 점유율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를 따라잡았다. 또한 컴퓨터 운용체계 분야에서 거함 윈도시리즈에 대항하는 리눅스의 부각 역시 「공짜」라는 무기를 적절하게 사용한 경우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