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레인지시장에 중국 비상령이 내렸다.
세계 전자레인지시장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양분해왔으나 최근들어 중국업체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거세게 밀고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시중가보다 평균 30% 정도 싼 가격으로 파상공세를 펼치면서 이 시장을 지배해 온 일본과 한국업체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력 딜러들이 전자레인지의 시판가격 하락으로 떨어질대로 떨어진 마진율을 만회하기 위해 거래선을 중국업체들쪽으로 서서히 전환하고 있어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업체들은 중국제품의 가격이 제조원가 이하이기 때문에 더 이상 가격인하로 맞대응하기 어려운데다 전자레인지의 특성상 기술적 차별화도 힘들어 애간장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과 한국이 양분하다시피해온 세계 전자레인지시장에서 중국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역은 갈란츠라는 업체.
갈란츠사는 이미 지난해에 연산 18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었으며 올해에는 연산 300만대, 내년에는 600만대 그리고 2001년에는 1000만대의 전자레인지를 생산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전자레인지시장 규모는 약 3000만대로 추산되는데 이중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3사와 샤프·마쓰시타·산요·도시바·미쓰비시 등 일본업체들이 2500만대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과 일본업체들의 지배력은 대단하다.
이밖에 200만대를 차지하고 있는 월풀과 100만대에 못미치는 물리넥스가 그나마 이 시장에서 버티고 있는 정도다.
때문에 지난해 이미 180만대 규모를 달성한 갈란츠가 저가공세를 통해 계획대로 올해에 300만대, 내년에 600만대, 2001년에 1000만대 시장을 점유한다면 세계 전자레인지시장에는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초래될 전망이다.
중국업체들의 돌풍에 맞서 한국과 일본업계는 물론 물리넥스 등 기존업계는 중국의 불공정행위 내지는 덤핑을 의심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 세계 각지에 현지공장을 갖추고 있는 기존업계는 핵심부품인 마그네트론의 가격을 고려한다면 중국업체들이 정부지원이나 덤핑없이 이처럼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