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메모리 공급난 심화

 플래시 메모리의 공급부족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시장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며 주춤했던 플래시 메모리시장이 올들어 이동통신기기와 디지털 세트톱 박스업체들로부터 주문량이 쇄도,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현상이 국내외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최근 이동통신단말기의 내수 및 수출 증가와 위성방송 도입에 따른 위성 디지털 세트톱 박스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공급부족사태가 더욱 심각한 상태다.

 인텔·AMD·후지쯔 등 주요 업체의 공급량은 이미 바닥난 상태며 국내업체들은 플래시 메모리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여념이 없다.

 「가격은 상관없으니 일단 물건만 달라」는 것이 최근 수요자 측의 요구라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업체들간 치열한 시장경쟁으로 공급가격이 다소 인하됐으나 올들어서는 인하전 가격 이상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 중 가장 많은 수요가 일어나는 것은 이동통신기기에 채택되고 있는 8M비트와 16M비트 제품. 8M비트 제품일 경우 EEP롬도 있지만 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제조단가가 높아 이미 시장에서는 퇴출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셀러론 및 PCS의 기능 향상으로 32M비트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AMD·후지쯔 등 주요 업체들이 최근 생산규모를 늘려잡고 있다.

 10년 전 일본내에 합작회사인 「FASL」을 설립한 AMD와 후지쯔는 현재 2억7000만개의 분기별 생산량을 올 연말까지 3억3000만개까지 늘리고 2000년말경에는 4억4000만개까지 늘리는 대규모 설비투자계획을 갖고 있으며 인텔 또한 분기별 생산량을 올해말 약 3억2000만개, 내년말경에는 4억8000만개로 늘려잡을 계획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의 현재 생산능력은 전체 수요의 80∼90% 가량』이라며 『올 하반기에나 수요와 공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WSTS에 따르면 플래시 메모리의 올해 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25억2000만달러에 비해 16.6% 성장한 29억825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이후 연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오는 2003년에는 89억9200만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