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920㎜ vs 680×880㎜」. 세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LCD가 3.5세대 생산라인에 이어 4세대 생산라인의 규격을 놓고 다시 한번 격돌을 벌이기 시작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5세대 규격 경쟁에서 600×720㎜와 590×670㎜를 채택하고 세계 1, 2위에 오른 바 있는 삼성전자와 LGLCD는 내년까지 TFT LCD의 공급부족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 모니터시장과 AV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4세대 규격으로 「720×920㎜」와 「680×880㎜」를 각각 채택하고 올해 안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LGLCD는 일본보다 한발 앞서 4세대 생산라인 규격을 확정하고 올해 안에 투자하기로 함으로써 오는 2000년에 가면 노트북PC시장에 이어 연간 1억대 규모로 추정되는 모니터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4세대 규격 결정을 검토중인 일본과 대만업체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 97년 600×720㎜를 채택해 일본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경험을 살려 최근 4세대 생산라인 규격을 장비업체들이 공급가능한 최대 사이즈인 「720×920㎜」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올해 안에 6억∼7억달러를 투자, 천안공장에 월 18만장(13.3인치 기준)의 생산 규모를 갖추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다.
LGLCD(대표 김선동)는 3.5세대 590×670㎜의 가동 경험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4세대 규격으로 「680×880㎜」로 확정하고 15인치 이상의 모니터시장 공략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중에 구미공장에 1조원을 투자, 월 24만장(13.3인치) 규모의 생산라인 1기를 갖추고 오는 2000년 후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