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PC 업계에 부품실명제 바람이 불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립PC 업체들은 최근 조립PC 구매자들이 비용절감과 함께 특정 사양을 갖출 목적으로 조립PC 매장을 찾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제조업체와 규격을 사전에 명확하게 밝히는 부품실명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조립PC 업체들은 그동안 PC 내용물에 일반적인 규격만을 내걸고 소비자가 특정 사양을 요구할 경우 이에 맞춰주는 영업을 해왔으나 이제는 CPU는 물론이고 주기판·램·그래픽카드·CD롬 드라이브 등 주요 부품의 제조업체와 모델명을 안내문에 상세하게 게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립 PC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각 매장마다 걸린 POP나 전단지만 보고도 기종별로 비교평가를 할 수 있게 됐으며 상세한 부품 명세가 공개됨으로써 앞으로 조립 PC의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노마트 7층의 한 조립PC 업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단지에 「6.4GB 하드디스크, 32MB 메모리, 40배속 CD롬 드라이브, 56Kbps 모뎀」 등으로 사양을 표기했으나 지난달부터는 「퀀텀 6.4GB 하드디스크, 삼성전자 PC100 32MB 메모리, LG전자 40배속 CD롬 드라이브」와 같이 구체적인 사양을 기재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테크노마트 7·8층 조립PC 상가뿐만 아니라 용산의 조립PC 업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제조업체와 규격에 따라 가격차가 심한 램이나 하드디스크, 그래픽카드는 거의 모든 업체들이 구체적인 사양을 표시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케이스와 키보드·마우스까지도 제조업체와 모델명을 명시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조립PC 매장의 한 상인은 『리마킹 CPU나 비정품 램이 시중에 나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제일 먼저 피해보는 곳이 조립PC 업계였다』고 밝히고 『조립 PC 사양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이후 소비자들의 인식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