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텔 한스 가이어 부사장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플래시 메모리시장이 올들어 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날만큼 급속한 성장세로 돌아섰고 향후 시장 성장률도 연간 30% 이상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텔은 대대적인 설비투자와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로 공급체계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인텔의 한스 가이어 부사장은 『지난 3년간 플래시 메모리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인 상태에서 제조업체들이 향후 시장규모를 지나치게 작게 예측했고 이로 인해 설비투자와 신기술 개발을 소홀히 한 것이 최근 발생하고 있는 공급부족 현상의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플래시 메모리 시장 규모는 지난 96년 약 27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97년에는 전년도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으며 98년에는 25억달러에 그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수요는 정체된 상태에서 공급업체들이 지나치게 많은 물량을 공급했고 이로 인해 대부분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가이어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 『공급업체들의 올해 생산규모는 총 8억∼9억개지만 수요는 이를 훨씬 넘어서는 12억개로 예상돼 당분간 공급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이 침체의 늪에 허덕이던 플래시 메모리시장이 올들어 유례없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휴대폰 등 이동통신기기 단말기의 급속한 성장 덕택이다.

 가이어 부사장은 『휴대폰은 플래시 메모리시장의 가장 큰 수요처이며 휴대폰시장에서 한국은 내수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을뿐 아니라 주요 수출국이어서 인텔의 전략지역 중 하나』라며 『국내 이동통신단말기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인텔의 향후 제품 공급과 생산 계획을 설명했다』고 방한 목적을 밝혔다.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인텔이 올해 가장 주력으로 삼는 것은 0.25미크론 공정에 의한 초소형 16, 32M비트 제품이다. 또 다음달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한 「FAB11」 공장을 가동하는 등 생산량을 2001년까지 2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품군을 고밀도와 데이터 처리속도 분야로 각각 구분해 다양화하고 올 연말경에는 3V 전압의 64M비트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가이어 부사장은 『인텔은 지난해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지속적인 신기술 투자로 경쟁사에 비해 9개월 이상 앞선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며 『수요에 기반한 제품 공급으로 플래시 메모리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