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노광 장치 "ArF스테퍼" 주도권 경쟁 불붙었다

 세계 주요 반도체용 스테퍼 생산업체들이 차세대 반도체 노광장치인 불화아르곤(ArF) 스테퍼에 대한 개발 및 출시 계획을 최근 잇따라 발표함에 따라 이 시장을 둘러싼 업계간 주도권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스테퍼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현재의 0.25미크론급 미세가공에는 248나노미터 파장의 불화크립톤(KrF) 엑시머레이저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향후 0.18미크론급 이하에서는 파장 193나노미터의 ArF 엑시머레이저가 주력 광원으로 채택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네덜란드 스테퍼업체인 ASML은 최근 ArF 레이저 소스를 광원으로 한 차세대 스텝 & 스캔(Step & Scan)시스템 「PAS 5500/900」을 개발, 미국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업체인 AMD에 정식 납품하는 등 이 시장에서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ASML이 개발한 「PAS 5500/900」은 0.13미크론 이하의 초미세 반도체 회로까지 적용 가능하며 이미지 전체를 한꺼번에 노광시키는 기존 스테퍼와 달리 ArF 광원을 초당 250㎜의 속도로 레티클과 함께 움직이며 투사해 26×33㎜의 넓은 이미지 필드를 형성할 수 있는 차세대 노광장치다.

 일본 스테퍼업체인 니콘과 캐논도 차세대 ArF 엑시머레이저 스테퍼의 양산 계획을 최근 잇따라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특히 니콘은 스텝 & 스캔 방식의 ArF 노광장비를 연구개발용으로 이미 개발한 상태로 오는 2002년 시간당 100장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양산용 제품을 출하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또한 ArF 스테퍼의 뒤를 이어 0.1∼0.07미크론급 초미세 반도체 회로 형성에 사용될 불소다이머(F₂) 레이저 스테퍼를 2003년까지 제품화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캐논도 자체 개발한 축소투영 기술을 적용, 시간당 80장의 웨이퍼를 처리하는 ArF 스테퍼를 올 하반기에 출시하며 작업 능력을 현행 KrF 엑시머레이저와 같은 수준인 시간당 100∼110장으로 끌어 올린 제품도 2001년 상반기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캐논은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KrF 엑시머레이저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0.1미크론 이하 반도체 회로 선폭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미세노광기술도 개발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니콘·ASML·캐논 등 세계 주요 스테퍼업체 모두가 ArF 스테퍼로 전환을 서두름에 따라 이들 3대 업체간 치열한 경쟁과 함께 차세대 스테퍼시장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