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업실> 시공테크 김두환 전무

 『전시영상물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담아내는 작업입니다. 관객들에게 정보와 메시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요.』

 시공테크 김두환 전무(51)의 말이다. 그의 일은 전시장에서 상영되는 첨단 전시영상물을 제작하는 것.

 전시물만으로는 전시관이 표현하려는 바를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시관은 영상매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연히 전시영상물은 아이맥스, 서클비전, 가상현실, 입체영화 등 첨단기술의 경연장이 되게 마련이다.

 김 전무는 이같은 첨단기술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하고 있다. 93년 대전엑스포에서 상영된 「춤추는 오케스트라」, 지난해 리스본 엑스포 한국관의 주영상물이었던 「진주바다」가 모두 그의 작품이다.

 특히 일본 NHK, 소니 등 국내외 스태프 80여명이 참여했던 진주바다는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작품. 덕분에 엑스포에서 한국관은 최우수관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그가 추진하고 있는 일은 사이버코리아21 사업의 일환인 정보나라전시관의 영상물 제작. 내년 10월 상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직경 17m 돔 스크린에 모든 영상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꾸며진다.

 이 영상물의 특징은 이용자들이 적극 참여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인터액티브 멀티스토리라는 점. 이용자는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다양한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다. 이같은 영상물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드문 시도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상에는 실시간 시뮬레이션과 가상현실, 컴퓨터 그래픽 애니매이션에 관한 자료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또 책장마다 참고할 만한 영상물의 테이프가 빼곡이 들어차 있다.

 책과 원서로 어지러운 책상에 놓여 있는 것은 수천만원대의 논리니어(NonLinear) 편집기. 김 전무는 일찍부터 영상물의 가편집용으로 논리니어 편집기를 사용, 국내 컴퓨터 영상편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논리니어 편집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번 작업을 시작하면 고작해야 일주일에 한두번 때로는 보름 이상 집에 들어가지 않을 만큼 일에 몰두하는 타입. 시나리오도 4∼50번씩 고쳐쓰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에 드는 작품을 내놓는다.

 하지만 일하는 동안 『스트레스는 별로 없다』는 게 김 전무의 말이다. 남들 보기에는 고생처럼 보이는 일이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고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시영상도 점차 디지털화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국내의 컴퓨터그래픽이나 가상현실게임 종사자들은 영화적 기법이나 연출에 약한 편입니다. 이 때문에 영상물을 상품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첨단 기자재나 프로그램을 다루는 기술보다 콘텐츠의 기획이 성공을 판가름한다』고 강조하는 김 전무는 『앞으로 더 탄탄하고 독특한 시나리오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영상산업에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단편영상물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가능성이 높다』며 『대학에 단편영화과를 신설하는 등 정부차원에서도 이 분야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