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형 사운드카드 출시 "훈테크"

 90년대 초 옥소리 시리즈로 국내 사운드카드 시장을 휩쓸었던 옥소리의 김범훈 사장. 그가 현재 대표로 있는 훈테크가 최근 1만원대의 최저가형 사운드카드와 디지털 오디오 제품으로 국내 사운드카드 시장석권을 선언하고 나서 제2의 옥소리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사의 사운드블라스터를 수입하던 제이씨현시스템과 함께 국내 사운드카드 시장을 양분하던 옥소리는 지난 95년 한솔전자에 매각된 뒤 사용자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훈테크는 옥소리가 한솔로 넘어간 후 96년 김범훈 사장이 다시 설립한 사운드카드 전문업체. 훈테크는 설립 후 지금까지 내수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오디오카드인 「사운드 트랙 DDMA 시리즈」를 내놓아 해외 각 전문지들로부터 좋은 호평을 받아 세계 10여개국에 전문배급업체를 가진 업체로 성장했다.

 이번에 훈테크가 국내 시장석권을 목표로 내놓은 제품은 트라이던트사의 「4D Wave」 칩을 채택한 최저가형, 고품질의 사운드카드다.

 훈테크는 지난달 이 칩을 채택한 최저가 사운드카드인 「4D 웨이브 DX」와 「사운드 트랙 4D 웨이브 디지털 NX」 등의 개발을 완료하고 조립 시장을 겨냥해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하고 있다.

 「4D 웨이브 DX」의 경우 PCI 사운드카드로 2대의 스피커를 지원하지만 18비트의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기능을 완벽히 갖춘 제품이다. 여기에 오리얼사의 A3D 1.0, 크리에이티브의 EAX 1.0을 비롯,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렉트 사운드 3D(DS3D), Q사운드의 Q3D에 이르기까지 현재 나와 있는 모든 3D사운드 게임을 지원한다.

 이같은 성능을 지원하면서도 이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1만2000원. 훈테크의 김범훈 사장은 『총판에 공급하는 가격은 9000원이어서 실제로 용산 등지에서 구매하는 가격은 더 떨어질 수도 있고 앞으로 현재보다 성능이 더 좋으면서도 가격은 더욱 저렴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이 가격은 저가형인 대만 혹은 중국산 ISA 사운드카드에 비해서 훨씬 싼 가격이다.

 「사운드 트랙 4D 웨이브 디지털 NX」 또한 주목받는 제품. 이 모델은 4대의 스피커를 기본으로 지원하며 역시 모든 3D 효과를 지원한다. 여기에 디지털 입·출력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훈테크가 내놓고 있는 디지털 앰프와 함께 사용하면 잡음이 거의 없는 사운드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4대의 스피커 지원과 디지털 입·출력이 함께 지원되는 제품은 아직까지 10만원대 이하로 출시된 적이 거의 없다. 다만 사용자들로부터는 미디 음색이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게임이나 일반 음악의 출력에서는 20만원대의 고가형 사운드카드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들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모델의 가격은 2만5000원.

 특히 이 모델은 잡음 제거기능을 갖추고 있는 디지털 앰프와 우퍼, 스피커 등과 함께 사용할 경우 우수한 음질을 보여주고 있어 사용자들의 격찬을 받고 있다. 훈테크측은 이러한 성능을 기반으로 2만5000원대의 사운드카드를 장착하고 옵션으로 파워 앰프2000과 우퍼, 스피커를 묶은 PCSS 패키지를 만들어 공급할 계획이다. 2대의 스피커와 앰프만으로 이뤄진 PCSS 2.1은 4만9000원, 4대의 대형 스피커와 앰프, 우퍼를 묶은 PCSS 4.1은 14만원대로 사운드카드를 구매한 뒤 고음질의 음악을 즐기도록 사용자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러한 최저가 제품의 출시에 대해 『지난 3년간 사운드칩 공급업체인 트라이던트사와 공동개발 과정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한 결과』라며 『상황에 따라 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가격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러한 훈테크의 전략으로 지난달부터 물량공세를 퍼부어 현재 하루 700∼800여개의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훈테크가 공언대로 제2의 옥소리 신화를 탄생시킬지는 아직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고음질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선택권이 넓어진 것이어서 사운드카드 시장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