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생명입니다. 시장과 기술 흐름을 내다보고 남보다 앞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정확한 결정과 빠른 실행력이 벤처기업의 재산이 아닐까요.』
코인테스 권오열 사장이 말하는 벤처 철학이다. 사실 권 사장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일반적인 경영 철학이다.
하지만 이같은 경영의 「ABC」를 실제로 사업에 반영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자금과 인원이 열악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총 직원이 20명에 불과한 작은 회사인 코인테스를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판매시점관리(POS)·바코드시스템 전문업체인 코인테스는 올해초 424㎒대역 무선(RF)모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여 관련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정보통신부에서 지난해 7월 데이터 전송용 주파수 대역을 새로 고시한 이후 불과 6개월만에 상용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올해로 회사가 생긴 지 5년째를 맞는 코인테스는 POS와 바코드 전문업체라지만 RF모듈을 개발하기 전까지 자체 기술에 기반한 변변한 제품이 없었다. 외국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거나 기술용역, 시스템 유지 보수 정도로 사업 영역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엔지니어를 크게 늘리면서 연구개발업체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변신의 첫 작품이 424㎒대역 RF모듈이다.
이 제품은 정부의 RF 전송 기준을 완벽하게 구현했을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시 오류나 결함이 발생했을 때 손상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또 사용자 용도에 맞도록 기능을 수정할 수 있는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장착했다.
424㎒ 주파수대역을 지원할 수 있는 RF모듈의 응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분야가 무선원격검침·무선바코드·무선디지털계전기·무선주문시스템 등이다.
산업전자 분야에서 유선으로 사용하는 모든 시스템을 무선으로 대체할 수 있는 핵심 모듈인 셈이다. 더욱이 RF모듈은 대부분 일본·미국 등지에서 비싼 가격으로 수입해 오던 것으로 외산제품을 대체하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수출 전망도 밝다.
이 때문에 제품이 선보이자마자 POS·바코드·시스템통합(SI)업체 등에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누구보다도 앞서 시장을 내다보고 제일 먼저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한 결과다.
코인테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응용한 다양한 시스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코인테스는 이 모듈을 실시간 처리와 원격검침 분야에 응용, 세대별 전력·수도·가스·열량 사용량을 원격 검침해 이를 통합 고지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올해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코인테스는 앞으로 압축 알고리듬 기법을 적용해 하드웨어적으로 데이터 압축이 가능한 비손실 압축 코덱(CODEC)시스템과 2.4㎓ RF모듈을 장착한 무선 근거리통신망(LAN)단말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권 사장은 『높은 RF모듈의 관심으로 시장 전망이 매우 밝아 첫 작품치고는 성공작』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응용시스템을 선보여 소출력 무선기기의 대표업체로 명성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