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캠코더가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됨에 따라 올 1∼4월 일본산 캠코더 수입량이 581만달러 어치를 기록, 지난해에 비해 1934%나 폭증했다. 소니·마쓰시타·JVC·샤프·캐논·히타치 등 세계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일본산 캠코더들이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한국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서 국내 유일의 캠코더 제조·판매업체인 삼성전자는 자사 상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제고하고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데 주력하는 등 내수시장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본산 캠코더는 한국산보다 30∼35% 정도 높은 생산·물류비용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월등한 가격경쟁력과 안정적인 사후관리체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품질과 디자인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나갈 계획입니다.』
소사장제로 운영되는 삼성전자 캠코더사업팀의 오석하 이사(49)가 밝히는 내수시장 방어전략이다. 그는 올해 2500억원의 매출과 265억원의 경상이익(이익률 13%)을 달성, 삼성전자의 캠코더사업이 작년대비 2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7년 캠코더 사업에서 매월 600억원씩 불어나는 누적적자에 시달리자 내부적으로는 아예 사업을 포기하려는 움직임까지 일었다. 그러나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실시, 제조부문을 분사시키고 소사장제를 정착시켜 경영 및 사업운영에 속도를 붙이면서 1년만에 매출 1987억원, 경상이익 256억원의 흑자구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캠코더 사업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경상이익률이 적자에서 13% 흑자로 돌아섰고 1인당 생산성이 8대에서 42대로 혁신됐으며 제조공정 불량률도 3.3%에서 0.6%까지 떨어지는 등 제조사업장의 모범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에도 「점프Ⅱ 525운동」을 통해 캠코더의 생산성을 50% 증대시키고 주문에서 선적까지 7일이 걸리던 평균 소요일수를 5일로 줄이는 동시에 불량률을 0.5%로 끌어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IMF로 인해 실추된 국가 인지도와 국산 캠코더의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시키는 일입니다.』
오 이사는 국산 캠코더가 세계 처음으로 해를 마주보고 촬영할 수 있는 「역광보정기술」을 제품에 채용하는 등 품질면에서 이미 상당한 대외경쟁력을 갖췄다며 해외진출의 최대 장애요소인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시키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고 힘주어 말한다.
『자가브랜드 수출물량을 늘리기 위해 미국·영국·프랑스의 대형 유통체인점들과의 제품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가브랜드 전략을 적극 추진해 일본산에 의해 주도된 세계시장에서 국산제품의 입지를 세워나가겠다는 것이 오 이사의 해외마케팅 전략이다.
『앞으로는 캠코더 기반기술을 토대로 해 비주얼 MP3플레이어, MP3카메라 등 21세기형 디지털 영상·복합상품의 개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고기능 브랜드이미지를 무기로 국내 캠코더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일본산 제품에 대응, 시장 지키기에 동분서주하는 오 이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