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People.. 국어정보학회장 진용옥 교수

 남북 정보통신 교류는 지난 94년 옌볜에서 열렸던 「94코리안컴퓨터처리국제학술대회」를 시발점으로 하고 있다. 이 대회를 성사시킨 주역이며 95년과 96년 대회 때는 남측 단장을 역임한 국어정보학회 진용옥 회장(경희대 전파공학과 교수)을 직접 만나보았다.

 -남북 정보통신 교류의 중요성은.

 ▲「분단 50년을 봉합하려면 50년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남북한 정보통신은 서로 다른 체제만큼이나 정책과 기술방식에서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신의 교류와 협력없이는 통일을 기대할 수 없다. 남북한 사이에 자유로운 통신교류협력이 이뤄질 때 진정한 통일이 완성될 것이다.

 -현시점에서 교류를 위한 방안은.

 ▲먼저 통신·컴퓨터·위성·교환기 등 부문별로 통일 이후 구도를 그려본 다음 전화·TV·컴퓨터·인터넷 등의 남북 실태를 파악, 개선하거나 변화시켜야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술교류가 빈번해야 하며 동시에 정부가 각 부문의 전문가그룹의 형성을 유도해줘야 한다. 따라서 교류단계인 지금은 남측이 학술논문 등 알려진 정보통신기술을 북측에 제공해 기술을 향상시키도록 도와주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북측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개발능력과 남측의 하드웨어를 결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남북 통신망을 확충하는 데는 위성활용이 가장 현실성이 있고 저렴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남북 정보통신 교류정책에 대한 견해는.

 ▲사회주의 정보통신 정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정부의 교류정책은 북측의 정보통신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상황인식을 간과한 면이 있다. 어느 한쪽의 수준이 절대우위에 있다 해서 이를 따르라 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또한 남북은 정보통신 교류문제에 있어 총론에는 동의하면서도 각론에 가서는 얘기가 맞지 않고 있다. 이런 장벽은 거대한 물결로 무너뜨려야 한다. 첫단계가 바로 정부차원의 「햇볕」이다.

 -통일과정에서 개인적인 비전이 있다면.

 ▲상징적 의미에서 청진에 있는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통신학부 교환교수가 되고 싶다. 통일 때까지 정보통신 교류에 대한 연구를 내 평생의 과제로 삼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