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SW 공동구매" 움직임

 정품 소프트웨어(SW)를 공동 구매하기 위한 대학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국 대학들은 최근 대학의 SW 불법복제 행위에 대한 검찰의 단속이 강화되는 등 정품 SW의 구매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예산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SW 공동구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학의 SW 공동구매를 주도하고 있는 전국대학정보전산기관협의회(회장 김정선 교수)는 최근 150여개 대학으로부터 5000페이지 이상 되는 방대한 양의 SW 구매대상 목록을 제출받아 분류작업을 끝내고, 이를 요약한 30페이지 정도의 구매목록을 SW개발 및 공급사들의 저작권 보호단체인 「SW재산권보호위원회(SPC)」에 통보했다.

 이번에 대학이 구매의향을 밝힌 SW는 마이크로소프트·한글과컴퓨터 등의 제품 약 1000개종이다. SW업계 관계자는 이 물량이 아카데미판 가격을 기준으로 해도 200억원 규모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동구매 참여대학은 400여개에 이르는 전국 대학 및 전문대학들의 3분의 1 정도인 150개 대학이 참가했으며 공동구매가 확산될 경우 대학의 총 SW구매물량은 500억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SPC는 이에 따라 대학의 SW 공동구매에 대응해 아카데미판보다 가격을 대폭 낮춘 특별할인가격을 SW개발사마다 책정, 다음주 중에 제시할 예정이다. 다만 SPC는 적정한 할인율 책정 등을 위해 보다 실질적인 구매예정 물량을 제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전산기관협의회는 또 SW개발사들의 특별가격이 책정되고 이 가격이 적정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이를 대학교육협의회의 동의를 얻어 각 대학에 통보하고 실질적인 구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전산기관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각 대학은 불법복제 단속에 따른 적발우려보다는 수업에 지장을 받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조건이 맞을 경우 가능한 한 빨리 구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