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배전예산 조기집행 방침에 따른 변압기 수요가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관련업계의 원자재 구득난이 가중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변압기 발주규모를 지난해보다 18% 가량 늘린 8만대로 확정한 한국전력이 상반기 물량으로 2만5000대를 배정함에 따라 발주량 집중에 따른 업계의 자재수급난과 함께 납품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관련업계는 공급난이 심각한 규소강판·부싱애자를 중심으로 코어·철심·동선·절연물 등 대부분의 변압기 핵심자재 부족현상으로 제품 공급이 2∼3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압기 제조에 사용되는 규소강판은 국내 독점생산업체인 포스코가 연간 계획에 따라 지난해 물량 6만8000대분만을 책정하고 있어 별도의 증산조치가 없으면 1만2000대분에 소요되는 규소강판을 긴급 수입해야 할 상황에 이르고 있다.
또 부싱애자의 경우 한전입찰 결과 극동도기가 공식 공급업체로 지정됐으나 연간 최대 생산물량이 6만대에 불과해 구득난 심화를 예고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한전이 관련업계에 배전예산 조기집행에 대비한 계획생산 준비협조 요청 등을 했더라면 이처럼 물량급증에 따른 원자재 수급의 어려움과 생산차질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대부분 중소기업인 변압기 제조업체들은 2개월 이상 걸리는 원자재 수입을 위한 자재조달 비용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산계획 차질에 따라 변압기 공급 지연현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변압기업체들은 『매달 2회 단위로 공급을 요구하고 있는 한전 측이 납기 연장을 해주지 않을 경우 납기지연에 따른 수금상 불이익은 물론 납품기간도 길고 공급가격도 20% 이상 비싼 일본산 원자재를 사용해야 하는 2중고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측은 규소강판·부싱애자 등 핵심 원자재의 물량부족 현상에 따라 공식 부싱애자 공급권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에도 공급권을 주었으며, 포스코에도 물량부족 해소를 위해 다른 분야에 공급될 규소강판을 변압기용으로 전용해 공급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