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초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
LG전자가 100%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LGLCD의 지분 50%를 네덜란드 필립스에 16억달러(한화 약 1조9200억원)에 매각키로 함에 따라 오는 7월중으로 이 자금이 그대로 LG전자로 유입돼 재무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LGLCD의 지분매각으로 LG전자로 흘러 들어오는 자금은 1조9200억원이지만 현재 자본금 7000억원의 LGLCD를 절반으로 감자하면서 3500억원을 또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LGLCD가 4000억원에서 5000억원의 경상이익이 가능해 필립스와의 계약에 따라 2500억원 이상의 특별배당금은 물론 50% 지분확보에 따른 이익배당금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입장에서는 이번 LGLCD의 지분매각으로 끊이지 않는 자금원을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 빅딜로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겨주면서 최대주주인 LG전자로서는 반도체매각에 따른 최대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여 갑자기 돈방석에 올라앉게 됐다.
총 2조5600억원의 LG반도체 매각자금 중 절반 가까운 1조519억원을 올해안으로 받게 되며 내년과 2001년 두차례에 걸쳐 각각 받게 될 2697억원, 2002년에 받게 될 1349억원은 LG전자의 몫이다.
결국 LG전자는 LGLCD와 LG반도체의 매각으로 올해에만 3조3000억원, 내년에도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같은 대규모 자금의 유입에 대해 LG전자측은 부채비율이 50%에 불과한 명실공히 세계적인 초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자본금 1조7000억원에 부채가 7조원 규모로 부채비율이 375%인 LG전자로서는 올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로 낮춘다는 목표가 당장 실현 가능해졌으며 디지털TV 및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등 승부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충분한 재원까지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LG전자가 승부사업으로 정한 디지털TV나 PDP에 투자할 자금 규모는 올해 시설투자비 560억원, R&D투자비 1000억원 등 총 1500억원 수준으로 LG전자에 유입될 자금에 비하면 극히 적은 금액이다.
더구나 그 동안 LG전자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끊임없이 자금을 지원했던 미 제니스도 기업회생프로그램에 의해 마케팅 및 판매전문업체로 남게 됨에 따라 앞으로 과거와 같은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치 않게 됐다는 게 LG전자측의 설명이다.
결국 LG전자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자금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행복한 처지가 된 것이다.
LG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LG전자는 그 동안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슬림화 및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상대적으로 LG전자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경쟁업체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어차피 이번에 유입되는 자금 대부분은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투입될 것이기 때문에 LG전자가 국내는 물론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가장 성공적으로 구조조정 및 외자유치에 성공한 LG전자가 어떠한 모습으로 초우량기업으로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인가가 또 다른 관심거리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