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통신과 한솔PCS에 이어 최근 SK텔레콤, LG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이 늦어도 6월 초부터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다수의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상당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먼저 할부판매의 테이프를 끊은 신세기통신 대리점들은 실제로 다른 사업자 대리점에 비해 그나마 판매에 호조를 보였고 모든 서비스사업자의 가입업무를 대행하는 판매점에는 신세기통신과 한솔PCS의 무이자 할부판매를 문의하는 소비자들의 방문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용산에서 한국통신프리텔 대리점을 운영하며 다른 사업자의 제품도 판매하고 있는 한 대리점 사장은 『최근 주로 개통되는 것은 할부판매를 실시하는 신세기통신과 한솔PCS 상품』이라며 『할부판매가 모든 사업자로 확대된다면 대리점 매출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실제로 신세기통신에 따르면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한 지 10여일이 지나면서 실시 전 하루 1000여건이던 개통건수가 하루 3000∼5000건으로 늘어났고 이같은 확대 추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 13일부터 무이자 할부판매에 들어간 한솔PCS의 경우도 실시 이전 하루 평균 50대가 고작이었던 개통 건수가 실시 직후 3배 가량 늘었다. 특히 이같은 증가세는 무이자 할부판매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난 것으로 홍보를 본격화하면 5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한솔PCS측은 보고 있다.
그러나 무이자 할부판매가 과연 냉각된 시황에 어느 정도 부양효과가 있을지를 놓고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없지 않다. 다소 부양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경영악화에 허덕이는 대리점들을 구제할 획기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신세기통신과 한솔PCS의 할부판매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나 그나마 가입이 늘었던 직접적인 이유는 이들 두 사업자만이 할부판매를 실시한 때문인데 5개 사업자로 확대될 경우 늘어난 일정 수요가 다시 분산되기 때문에 큰 부양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관계자들은 또 할부판매 자체가 우량고객들보다는 불량고객 가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덧붙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동전화의 무이자 할부판매는 업계의 요구대로 시행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이동전화시장이 활성화되기를 원하는 관련 업계는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고 정통부는 시장 활성화가 또 다시 시장과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어 이동전화시장을 둘러싼 논란이 이 정도 선에서 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