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상 부산대 창업지원센터 사무국장
소프트웨어(SW)산업은 지식기반산업의 핵심요소로서 점점 그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추진중인 신규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정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SW산업은 특성상 대부분 벤처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는 벤처기업 확대정책, 즉 현재 2000여개에 머물고 있는 벤처기업을 2002년까지 2만여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부의 벤처기업 확대정책은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그것은 벤처기업 수 늘리기, 즉 벤처기업의 창업에 너무 기울어져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물론 이것은 당장 가시적인 효과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창업된 벤처기업 중 과연 몇 개의 벤처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점에서 벤처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SW산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SW 불법복제 예방과 함께 정품사용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가장 강력한 방법은 지속적인 단속이 될 수 있지만 단속 일변도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단속과 동시에 정품구입을 유도하는 시장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통상인을 중심으로 「SW 구입 심의평가위원단」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이다.
유통상인이 스스로 SW를 평가해서 우수한 SW를 구매하여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것은 상인 스스로 자치규정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규제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어떤 시책보다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 하드웨어(HW)업체가 SW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HW와 SW는 어느 한쪽이 도태되어서는 결코 발전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아쉽게도 외국 제품이지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게임방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HW업체가 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것은 SW가 HW의 판매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며, 또한 SW산업이 발전하면 동시에 HW산업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따라서 HW업체가 SW업체를 지원하는 것은 HW산업의 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대형 HW 제조업체건 소형 업체건 HW업체가 에인절펀드를 조성해 기술력 있는 SW업체를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셋째, 지방 SW산업단지 육성이 필요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벤처기업 육성방안을 보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장점도 많지만 집중화에 따른 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점에서 보면 더욱 심각하다. SW산업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인도의 경우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중소도시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산업단지로 형성돼 있다. SW산업은 정책과 지원만 있다면 지방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SW산업단지를 육성할 수 있다.
SW산업은 다가오는 21세기에 고용창출효과와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기반산업으로서 20세기 자동차산업만큼 파급효과가 크고 중요한 핵심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가시적인 정책보다는 내실 있는 정책, 일회성 정책보다는 지속적인 정책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