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산업용 기계의 원격조종은 물론 수술용 로봇이나 가상환경에서의 교육·훈련시스템 등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원격조종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휴먼로봇연구센터 박종오 박사팀은 지난 94년부터 5년동안 총 15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인간의 지능과 유연성을 이용하는 인체형 원격조종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체형 원격조종시스템은 인간의 생체특성을 최대한 감안한 주 팔(Master Arm)과 주 손(Master Hand)이 하나로 통합된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같은 시스템 개발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 7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주 팔은 사람의 팔의 특징인 하이브리드(병렬과 직렬의 복합구조)구조를 적용, 실제 사람의 팔과 로봇의 주 팔이 동일한 특성을 가짐으로써 원격조종의 핵심인 현장감과 생동감을 향상시켰을뿐 아니라 조종자의 의도와 실제 운동의 이질감을 해결했다.
또 사람의 근육에 산재된 신경구조처럼 조종자의 팔에도 여러 방향에서 힘을 전달하는 방식을 채용해 조종자가 안정된 느낌을 갖도록 했으며 사람의 팔과 같은 여유 자유도를 갖고 있어 조종자의 미세한 팔의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원격조종을 할 때 기존 컴퓨터는 단지 조종상황을 피동적으로 모니터링만 했으나 이 시스템은 컴퓨터와 사람, 기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통합된 새로운 「능동 조종자 지원 기능 (Active Operator Guidance)」을 적용, 가상환경에서 컴퓨터가 작업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그 결과를 조종자에게 실제로 전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 주 손의 경우 섬세한 손의 촉감을 조종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촉각궤환장치(가상촉감재현장치)가 부착된 전자석 방식으로 손가락 마디마다 25개의 촉각궤환요소가 조밀하게 집적돼 있어 공간밀집도와 동적성능에서 인간의 촉각신경에 가장 근접한 기술을 실현했다.
박종오 박사는 『산업용 기계의 제어는 물론 가상현실기술과 접목된 오락게임분야, 가상 교육·훈련시스템 등에 응용이 가능하며 특히 의사의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수술로봇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