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전철용 에어컨을 공급하게 됨으로써 그동안 다소 불안했던 대우캐리어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고 국내 철도차량용 에어컨 기술도 크게 발전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대우캐리어가 최근 경부고속전철용 에어컨 전량을 독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 국내에서의 에어컨 사업에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오는 2003년 6월까지 한진중공업 및 대우중공업·현대중공업 등의 고속전철 제작업체에 총 652량 분량의 고속전철용 에어컨을 공급, 연간 200억원 가량씩 총 7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수 있게 된 것. 이는 대우캐리어가 그동안 내수시장에서 달성해 온 매출의 20%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로써 대우캐리어는 앞으로 3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하게 됐다.
이에 대해 대우캐리어의 조용수 부사장은 『매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최대 시속이 300㎞에 달해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고속전철용 에어컨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부사장은 그러면서 『이번 경부고속전철용 에어컨 입찰을 계기로 세계적인 철도차량용 에어컨 전문업체인 스페인의 스톤 이베리카사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관련제품을 국산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신설되는 고속철도에는 100% 국산 에어컨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고속전철의 경우 일반 전철에 비해 속도가 3배 가량 빠르기 때문에 이에 장착되는 에어컨은 냉각능력이 크면서도 냉기유실을 막을 수 있는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라 이를 국산화할 경우 제3국에 수출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항공기용 냉난방기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조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이번 경부고속전철용 에어컨의 경우 일시적인 특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경속전철이 성공하면 호남선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술만 갖춰지면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해 걱정할 것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최근 중국에서도 철도차량용 에어컨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유럽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등 고속전철용 에어컨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우캐리어는 내년 2월이면 그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대우전자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내수시장에서 에어컨 사업을 독자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동안에는 대우전자의 영업망을 이용해왔으나 앞으로는 모든 판매활동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부사장은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 LG전자나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앞서기는 어렵지만 전문업체 가운데는 선두업체로 부상하는 것이 목표』라며 『독자적인 영업망을 확대해나가는 동시에 브랜드도 「대우캐리어」에서 「캐리어」로 변경하는 등 독자적인 영업활동을 위한 이미지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