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무선가입자망(WLL) 서비스의 상용화 작업에 적극 나섬에 따라 관련 장비 및 단말기용 핵심 칩의 공급을 둘러싼 중소 반도체 개발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WLL 서비스의 상용화에 들어가는 하나로통신이 최근 LG정보통신과 현대전자·대한전선 연합 등을 WLL용 장비공급 전담업체로 선정하고 시험 서비스에 착수한 데 이어 한국통신도 조만간 삼성전자·대우통신·한화정보통신 등 3개 장비업체 가운데 2개사를 WLL 시험장비 공급업체로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WLL 장비 및 단말기용 모뎀 칩을 개발하고 현재 양산을 준비중인 C&S테크놀로지·사람과기술·서두인칩 등 3개 ASIC 개발업체들은 이들 주요 WLL 장비 생산업체를 상대로 핵심 칩의 공급을 위한 실제 영업 활동에 착수했다.
반도체 칩 개발업체인 C&S테크놀로지(대표 서승모)는 이미 지난해 음성은 물론 데이터·영상 등 각종 멀티미디어 정보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WLL 단말기 및 기지국용 원칩 2종을 개발하고 대우통신 등 주요 통신장비업체들과 함께 최종 성능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특히 C&S는 이 칩이 미국 퀄컴사 제품보다 데이터 전송량이 많은 144Kbps급 종합정보통신망(ISDN) 수준을 지원하고 무선 통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류를 자체 보정하는 기능도 내장하고 있는 등 제품 성능이 우수해 향후 양산될 국산 WLL용 시스템에 확대 채택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영상을 비롯한 각종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WLL 단말기 및 기지국용 광대역 CDMA 모뎀 칩을 개발한 사람과기술(대표 홍철원)도 최근 하나로통신의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된 현대전자·대한전선 연합 측과 최종 양산 적용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칩은 10㎒의 대역 폭을 지원하며 디지털신호처리(DSP) 기술을 채용, 소프트웨어 응용만으로 단말기나 기지국의 성능 개선 및 기능 추가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다른 WLL 단말기용 모뎀 칩 개발업체인 서두인칩(대표 유영욱)도 국내 주요 WLL 단말기 제조업체들에 대한 물밑 작업을 통해 이 제품의 본격적인 공급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WLL 단말기용 칩은 2.3㎓ 대역을 지원하고 에러보정 기능의 「비터비 디코더(Viterbi Decoder)」를 자체 내장함으로써 단말기의 소형화와 제품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대역 CDMA 방식의 WLL 서비스는 전세계적으로도 아직 초기 도입 단계여서 시장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크며 특히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WLL 서비스의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관련 장비와 망 운영 기술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향후 WLL용 핵심 칩에 대한 국내 수요도 월 수십만개 이상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