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첫 외자유치.. 美서 24억8566만 달러 DR 발행

 한국통신(대표 이계철)이 26일 오전 미국 뉴욕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24억8566만 달러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했다. 이로써 국내 기간통신사업자 가운데는 마지막으로, 한국통신으로서는 10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자본의 지분 참여가 이루어져 국내 통신사업자 지분 대외개방시대가 본격화됐다.

 또 이번 해외DR 발행을 통해 1조6000억원 가량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 한국통신이 초고속망 투자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유무선을 아우르는 종합통신사업자로의 변신을 추진한다면 통신사업자는 물론 장비·부품업체에 이르기까지 국내 정보통신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통신은 26일 미국 뉴욕에서 주간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25일 기준 국내 주가(5만4640원) 대비 20.4%의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55.12달러(한화 6만5636원)의 가격으로 해외DR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한국통신은 구주(정부보유주식) 6% 2080여만주, 신주 7% 2400여만주를 포함, 총 발행주식의 13%를 이같은 조건으로 해외 매각, 24억8566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게 됐다. 이는 국내기업 DR 발행 사상 최대 규모이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기업의 뉴욕증권거래 상장 사상 최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통신 지분 분포도 변화돼 71.2%이던 정부 지분율이 59%로 내려간 반면 5%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은 19.1%로 높아지게 됐다. 이와 관련, 한국통신은 오는 9월께 전략적 제휴 형식을 통해 10% 이상의 주식을 추가로 해외 매각할 계획이고 이렇게 될 경우 연내에 외국인 지분 한도인 33%를 채울 것으로 보여 오는 2002년 완전 민영화를 앞두고 경영권 향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통신이 20.4%의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에 성공한 것은 예상외의 호조건으로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잠재력과 성장성을 외국인들이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같은 시각은 현재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하거나 도입을 검토중인 여타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들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안병엽 정보통신부 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한국통신의 해외DR 발행가격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통의 가능성을 인정한 결과』라고 밝히고 『한국통신은 이를 계기로 종합정보통신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28일 납입될 매각대금을 정보통신망 고도화 및 고속화를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