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이 시대의 화두입니다. 고도로 정보화된 무한경쟁체제에서 과거의 기업들이 10년 후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95년 12월 설립된 사단법인 벤처기업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민화 회장(46)은 벤처기업이 난치병에 걸린 한국 경제를 치유하고 허약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이 회장은 특히 『벤처기업은 발전의 틀이 국내가 아니라 세계에 있으며 따라서 벤처기업의 세계화·국제화에 올해 협회 사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협회는 인력과 자금·경험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이 해외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제화된 해외 기업들과 교류를 활성화해 기술교류는 물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소재 및 부품산업에 강점을 갖고 있으면서 벤처 형태의 기업이 보편화돼 있는 대만과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대만컴퓨터협회(TCA)와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
협회는 벤처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겨냥해 거대한 마케팅 조직을 끌고 나가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어필텔레콤과 모토롤러의 경우와 같이 해외 기업들을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과, 벤처기업과 대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협력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협회 설립 이후 제도와 벤처기업 문화, 교육적 측면 등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그 중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통과시킨 것은 산업의 큰 틀로서 벤처기업을 자리잡게 하고 다음 세대 벤처활동의 근간이 된다는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실로 꼽히고 있다.
이 특별법에는 △국가공무원법의 공무원 영리행위 및 겸직 금지 △상법의 주식회사 최저자본금제도 △건축법의 대학 연구소내 공장건축 금지 △증권거래법의 주식매입선택권제도 등에 대한 특례조치가 담겨 있다. 특히 최저 5000만원이던 주식회사 설립 초기자본금을 2000만원으로 낮췄으며 국·공립대 교수와 연구원들이 현직을 유지하면서도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임직원으로 겸직할 수 있게 했다. 또 코스닥 시장 등록 벤처기업에도 일반공모 증자가 허용돼 자금조달이 수월해지며 민간 창업투자조합에 정부지분을 투자하는 공공투자조합 성격의 한국벤처투자조합이 설립된다.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 부여 대상도 회사 임직원에서 회사 경영 및 기술혁신에 공헌한 외부 전문가와 대학 연구기관 소속원으로 확대됐다.
이 회장은 『오는 2005년 5인 이상의 중소기업 약 12만개 중 4만3000개의 벤처기업이 국내 총 제조업 생산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게 될 것』이라며 『협회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과 함께 업종별 모임을 활성화해 보다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화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KAIST를 거친 전기 및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지난 85년 메디슨을 설립했으며 한국의료용구조합 이사장, 규제개혁위원회, 중소기업특별위원회, 무역투자진흥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 벤처기업인이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