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벤처Ⅰ> 美.日 벤처캐피털 현황

 우리나라보다 벤처기업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탄탄한 금융 인프라와 자유로운 투자환경을 기반으로 벤처기업의 젖줄인 자금지원면에서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국가마다 벤처캐피털 제도의 차이점은 있으나 무엇보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보장하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한다는 데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 미국

 벤처기업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이들이 마음놓고 연구와 창업활동을 할 수 있는 풍부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 중 벤처기업에 가장 중요한 요건인 자금과 관련해서는 창업인큐베이터(보육센터)나 에인절펀드 등 다양한 제도와 형태로 벤처기업들에 충분한 돈줄이 제공되고 있다.

 물론 벤처자금이나 기금조성은 정부주도가 아닌 철저히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며 모험자본의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전적으로 벤처기업과 벤처투자가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하이테크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30∼40%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벤처자금 유입은 증가세에 있다.

 미국 벤처자본업계는 지난 한해동안 2856개 기업에 총 142억66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97년보다 24% 증가한 동시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지난해 벤처자본을 유지한 기업의 74%가 하이테크 분야로 이 역시 전년보다 6% 늘어나 하이테크 벤처업계에 대한 투자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벤처기업은 중소기업지원 제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 투자회사에 대한 지원, 채무보증과 소액융자, 그리고 중소기업 혁신연구(SBIR) 등 다양한 제도가 벤처기업들에까지 확대된다.

 또한 창업인큐베이터에서는 「유망기업 투자기금」 등의 투자와 입주사에 대한 자금지원, 대학에 대한 개발자금지원, 그리고 각종 융자프로그램, 장비대여 등의 형태로 벤처기업을 지원한다.

* 일본

 현재 일본에서 설립돼 활동하고 있는 벤처캐피털 회사는 100여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금융기관이나 증권회사 계열의 벤처캐피털이다. 또 도쿄·오사카·나고야 3대 도시에 공공 벤처캐피털 회사인 중소기업 투자육성회사와 채무보증 전문기관으로 통산성 산하단체인 벤처 엔터프라이즈센터가 설치돼 있다.

 물론 다수의 민간 벤처캐피털도 있지만 일본은 주로 금융관련 기관과 정부의 주도로 벤처기업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에 있어서도 창업 초기단계의 벤처기업 투자에는 소극적인 반면 경영에는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현재 일본은 벤처캐피털시장과 장외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공개시장을 확충하고 있다. 또 주식시장 자체의 운영보다 교수의 겸업규제를 완화하거나 스톡옵션제를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벤처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벤처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공공단체는 벤처기업을 의식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독자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단체들은 벌써 37건이 넘는 특별 융자제도와 보조금 사업을 마련해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와 기업문화 성향을 갖고 있는 일본에서는 요즈음 「사내벤처」를 적극 육성하려는 움직임도 많다.

 이같은 투자환경의 변화로 지난 95년부터 에인절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96년말부터 에인절과 기업가의 교류조직도 잇따라 결성되고 있다.

 일본에는 약 1200조엔이 넘는 개인금융자산이 있어 잠재적인 에인절은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구현지기자 hj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