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미늄코리아(대표 박주영)는 부품업계의 몇 안되는 벤처기업 가운데 하나다. 알미늄코리아가 설립된 것은 지난 8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알루미늄 전해콘덴서용 음극 에칭박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어 89년에는 양극 에칭박 생산업체 알미늄코리아테크닉이 설립됐으며 98년 말에 두 회사가 합병, 국내 최대의 알루미늄박 생산업체인 알미늄코리아가 탄생했다.
알미늄코리아가 전해콘덴서용 알루미늄박을 생산하겠다고 나설 당시만 해도 국내 전해콘덴서산업은 일본에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재료인 알루미늄박의 경우는 더해 100% 외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더욱 심각했던 것은 국산제품에 대한 불신. 알미늄코리아가 제품개발에 성공했지만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국내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 알미늄코리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출에 주력했다.
히타치·산요·필립스·지멘스·에어로복스 등 굴지의 업체들이 속속 알미늄코리아의 기술을 인정하기 시작해 수출이 활기를 띠었다. 결국 국내 업체들도 알미늄코리아의 제품을 사용하게 됐다. 알미늄코리아가 설립된 지 10년 만의 일이었다.
국내 유일의 알루미늄박 전문업체로 성장한 알미늄코리아는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부터 3년 동안 300억원을 투자, 생산량을 150톤에서 500톤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가능성만을 보고 시장에 뛰어들어 벤처기업의 신화를 이룩한 알미늄코리아가 없었다면 국내 전해콘덴서 분야는 아직까지 외국업체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