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보인다> 우리별 3호 발사 의미

 인공위성 독자 개발시대가 활짝 열렸다.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과학위성 「우리별 3호」가 지난 26일 오후(한국시각) 인도 남동부에 위치한 샤르 발사장에서 발사된 후 정상적으로 원형궤도 진입에 성공함에 따라 이러한 기대는 더 이상 희망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센터(소장 성단근)가 94년부터 5년여만에 개발한 우리별 3호는 가로 604㎜, 세로 495㎜, 높이 852㎜ 크기에 무게 110㎏으로, 앞으로 고도 720㎞ 상공에서 하루 14회씩 지구를 선회하며 지상관측과 각종 우주환경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우리별 3호(110㎏)와 같은 급의 소형 위성을 제작중인 기관은 세계적으로 10곳 정도에 불과해 이번 우리별 3호 위성의 개발 성공은 우리 나라가 21세기에 위성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개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우리별 3호의 목적은 방송통신위성과 같은 본격적인 실용위성을 우리 손으로 개발하고자 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 위성이 수행하는 지구관측, 실험자료는 실제 업무에 활용하기보다는 본격적인 실용위성의 제작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이번 위성의 주요 장비인 별감지기와 태양감지기, 지구감지기 등 3축 자세제어 센서와 위성용 컴퓨터 전력제어시스템, 축전지, 태양전지판 전계, 고속 데이터송신 시스템, 국산반도체소자를 이용한 대용량 기억장치, 지상의 15m 크기 물체까지 촬영할 수 있는 고체촬상소자(CCD) 카메라, 전원공급시스템, 위성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이 모두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특히 지구관측 카메라의 경우 지상 15m 크기의 물체를 구분할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으며 위성이 지나는 지역을 약 50㎞ 넓이로 연속 촬영할 수도 있다. 우리별 3호는 이런 기술개발이 우주환경에서 예정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위성관련 기술은 비단 인공위성 제작뿐 아니라 컴퓨터, 기계 등 첨단 산업에도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번 위성발사 성공여부는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동안 우리 나라는 KAIST 인공위성센터가 중심이 돼 영국 서리대학으로부터 위성기술을 전수받아 외국제 부품으로 조립한 우리별 1호와 우리별 2호를 각각 92년과 93년에 발사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두 위성은 해상도가 각각 400m와 200m로 우리별 3호보다 크게 떨어지고, 자세 제어방식도 1축 제어방식으로 3축 제어방식인 3호에 비해 불안정해 위성기술 수준이 초보적인 단계였다. 하지만 우리별 3호의 개발로 위성기술의 국산화를 이룬 것은 물론 위성의 성능도 대폭 향상됨으로써 소형위성 개발체계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KAIST 연구팀은 우리별 3호 발사를 계기로 한국이 독자모델의 위성을 제작하는 소수 국가의 대열에 진입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위성연구센터 성단근 소장은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100여개의 소형위성이 발사됐다』며 『소형위성 연구는 인공위성 분야의 인력양성과 기술획득, 경비절감이라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별 3호 관련 기술은 앞으로 외국으로 수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별 위성 규모(무게 110㎏ 이하)의 위성을 제작하는 곳은 미국의 OSC 등 전문회사와 영국의 서리대, 독일 베를린 공대 등 10여 곳이 채 안된다는 설명이다.

 성 소장은 『이번 성공으로 중국·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이 우리별 3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싱가포르 국방 과학자들은 지난 1월부터 연구센터에 상주하며 위성관련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AIST 인공위성센터는 우리별 3호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오는 2002년에는 저궤도 과학실험위성 1호를 쏘아올릴 야심에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