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를 포함한 통신단말기와 각종 전자 제품에서 발생되는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자파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 개발이 활발하다.
2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전파연구소 등 정부 산하 연구기관과 펄스·엠알테크·메닉스엔지니어링 등 계측장비업체들은 최근 인체는 물론 전자기기와 부품에 미치는 전자파의 영향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험 장비와 측정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펄스(대표 오우석)는 지난해초부터 1년 동안 2억원을 들여 휴대형 유해 전자파 측정기인 「캐처」를 개발해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3가지 모델로 출시한 이 제품은 게임기·컴퓨터·TV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를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기기다.
30∼400㎒주파수 범위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할 수 있으며 달걀 크기 정도여서 휴대하기 쉽고 전자파를 안전·주의·위험 3단계로 표시해 식별을 용이하게 했다. 펄스는 이 제품 개발에 앞서 학교 실험실이나 연구소를 겨냥한 주파수의 자계 성분 및 자기장 변화값을 측정할 수 있는 실험실용 전자파 측정기를 내놓은 바 있다.
엠알테크(대표 윤성식)도 최근 센서 기술을 이용해 컴퓨터나 TV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주파수와 세기를 비교 측정할 수 있는 휴대형 전자파 측정기와 제거장치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으며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UL과 CE마크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오실로스코프와 새로 개발한 전자파 측정기를 이용해 차단성능을 직접 확인시켜 준다.
한국과학기술원과 한국전파연구소도 최근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MRI)데이터를 이용해 이동전화의 전자파 영향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전자파 표준모델 측정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한국인의 표준 머리 크기를 갖는 남자모델을 선정, MRI로 300여장의 사진을 촬영해 개발한 표준인체모형 SW를 이용해 전자파의 유해여부를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닉스엔지니어링(대표 이상수)도 최근 전자기기와 자동차 전장 부품의 전자파 장해와 내성을 측정할 수 있는 「TEM셀(Transverse ElectroMagnetic Cell)」을 개발, 현대전자에 공급했다. 이 측정장비는 자동차 전장부품에 200㎒ 대역의 주파수를 쏘아 전자파를 견디는 정도를 측정하며 그동안 국내 수요의 대부분을 미국 제품에 의존해 왔다. 이 회사는 이 측정장비 가격을 외국 제품에 비해 50%선까지 낮췄으며 하반기께 개인휴대통신(PCS)단말기의 전자파 장해와 내성을 시험할 수 있는 측정장비도 선보일 계획이다.
펄스의 오우석 사장은 『지난해말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전자파 측정기시장은 올해 40억∼50억원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지만 향후 매년 50∼100%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시장전망을 낙관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