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한림원 원탁토론회.. 주제발표 요지

서정욱 科技장관

 전세계가 새로운 천년을 맞이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2000년이 갖는 사회·경제학적 의미는 「시대의 전환」 「패러다임의 변화」라는데 있다. 지금까지 패러다임의 핵심이 노동이나 자본이었다면 새로운 천년은 지식과 정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로 들어가는 중요한 전환기다. 20세기가 △공업사회 △하드웨어 중심사회 △유형의 물질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에 필요한 자본으로 사람·기계·돈 등 이른바 3M의 사회였다면 21세기는 △탈공업사회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두뇌에 의한 지식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인간·지식·경영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21세기를 「지식과 경제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정보사회」라 부르고 있으며 지식의 원천인 과학기술력은 국가경쟁력의 근원인 동시에 국부창출의 요체가 되고 있다.

 21세기 첫 번째 패러다임의 변화는 「디지털 혁명」이다. 전자·정보산업분야의 기틀이 급속히 발전하고, 이에 따라 일상생활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꿀 새로운 멀티미디어 기술들이 출현할 전망이다.

 두 번째 패러다임의 변화는 「초기술 에너지 혁명」이다. 지금까지의 지식수준으로는 불가능했던 고온초전도 기술, 차세대 세라믹 엔진, 지능을 가진 스마트소재 등 각종 신소재가 등장해 에너지의 유한성을 극복, 전기 또는 수소에너지에 의한 미래형 자동차·극초음속 비행기·수직 이착륙 비행기 등이 출현하게 된다.

 마지막 패러다임의 변화는 「프런티어 테크놀로지」다. 기존 기술과는 전혀 다른 유전자 구조 규명·인공장기 개발 등 생명과학 기술과 우주기술개발 등 새로운 핵심기술의 출현, 암 정복·인간수명 연장·우주여행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뉴 밀레니엄을 겨냥해 지금 세계 각국은 「새로운 천년」의 첫 세기인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대비, 과학기술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는 총력 준비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첨단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21세기에도 세계 1등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 예산대비 과학기술예산 비중을 5%로 높였으며 오는 2015년까지 초고속 정보통신망 건설사업을 추진중이다. 또 민간연구개발의 안정적 지원을 위해 「21세기 연구기금」을 제안, 이를 지난해 311억달러에서 오는 2003년까지 380억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응용기술을 토대로 21세기 경쟁력 지속을 위해 창조적 기초과학을 중점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중이고 유럽은 미·일에 대응해 연구자원 결집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5차 프레임워크프로그램(98∼2000년)」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의 변화와 도전의 시기로 보고 2000년대 새로운 시대에 대비한 종합정책을 수립해 중점 시행중이다. 기술혁신 주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연구개발 투자가 지난 67년 GDP 대비 0.38%에서 97년말 현재 2.89%로 급증했으며 연구인력도 68년 5024명에서 97년 13만7506명으로 늘었다. 반도체·생명공학 등 일부 핵심기술과 생산·제조기술은 어느 정도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과학적 이론과 기초·원천기술에 뿌리를 두는 설계·소재·부품 등 핵심기술은 선진국의 30∼75% 수준으로 크게 낙후돼 있다.

 과학기술 경쟁력이 낮은 이유는 기술혁신 주체간 연계와 협동 연구가 취약해 투자의 효율성이 낮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정책과 사업에 대한 종합조정 기능이 취약, 일부 사업이 중복되고 비효율적으로 추진돼 왔으며 정부출연연의 연구생산성과 경영효율이 저조하고 최대의 혁신주체인 대학이 기술을 창출하고 확산하는데 미흡했다.

 새 천년에 대비해 과학기술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를 종래의 「양적 경제성장 지원 일변도」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보완해 기술개발의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문화·환경분야 등 지속적인 개발 효과를 제고해 나가겠다. 특히 중점지원대상 사업을 현실추구형·선진국 추종형에서 미래개척형·지구적 선도형으로 전환, 창의성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의 과학기술 개발에 도전하도록 하겠다. 정부의 지원대상도 연구주체를 공공 연구기관 중심에서 벗어나 산·학·연의 협동체제로 전환, 정부는 「공정한 제3자」의 입장을 견지하고 산·학·연 협동연구사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

 이와함께 열심히 연구하는 과학기술인을 중심으로 지원시책을 추진, △연구현장을 떠나지 않는 연구원을 우대하고 △과학기술인을 존경하며 △국가발전, 특히 과학기술 발전에 여성의 지적 자원을 활용하겠다. 우리나라 종합 과학기술력을 21세기초 선진국(G7) 수준으로 높여 21세기 창조적 핵심기술의 자립적 개발 역량을 확보하도록 하겠다. 독자적 기술혁신이 가능하도록 연구개발 재원을 확충하고 전략적으로 배분하며 미래 기술혁신을 위한 기초·기반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해 오는 2002년까지 세계 10위권의 기초과학 수준을 달성하도록 하겠다.

 또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단기 연구개발사업의 조정뿐 아니라 중·장기 과학기술정책 및 전략을 수립하는 「지식기반 확충 및 과학기술입국」의 산실로 운영해 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