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공테이프시장 "SKC아성" 무너진다

 프로테이프업계에 공급하는 공테이프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점유율 확대경쟁을 벌이고 있는 SKC와 새한미디어의 세력판도가 사상 처음으로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프로테이프용 공테이프 점유율은 SKC가 전체시장의 45% 정도를 점유하며 선두자리를 유지해 왔고 새한미디어(33% 정도)와 LG전자(10% 정도)가 이를 뒤쫓는 형국을 보여왔다. SKC는 비디오 메이저사인 브에나비스타·20세기폭스·컬럼비아트라이스타·우일영상·세음미디어 등 주요 업체들을 「패밀리」로 해 철옹성을 구축해 왔고, 새한미디어는 워너브러더스·스타맥스·새한·영성프로덕션 등을 주공급선으로 해 SKC를 바짝 추격해 왔다.

 지난해 새한미디어의 거센 도전에도 SKC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SKC가 「10년 불패」신화를 쌓았다고 부러워했다.

 그러나 이같은 불패의 신화에 빨간등이 켜졌다. SKC의 공테이프를 사용해온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지난 5월 SKC진영에서 이탈, 공테이프 공급선을 경쟁사인 새한미디어로 바꿨기 때문이다.

 지난해 컬럼비아트라이스타의 실판매량은 80만개 정도. 컬럼비아가 올해에도 같은 양을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새한미디어의 올해 이 시장점유율은 41%로 증가하게 되고, 반대로 SKC의 점유율은 37∼38% 정도로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새한미디어가 SKC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수위를 점하게 된다.

 더욱이 SKC와 새한미디어의 공테이프를 균등하게 사용하는 등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온 CIC의 입장변화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IC측은 중립적인 공급선 유지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새한미디어가 CIC의 「영입작업」을 늦추지 않을 태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시장에서 SKC는 선두자리를 내줘야 할 형편이다.

 SKC는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로컬 메이저사로 급부상하고 있는 베어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를 벌충하고 중소제작사들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 수성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새한미디어측은 컬럼비아트라이스타의 「영입」을 계기로 이 사업에 보다 무게를 싣고 있다. 영업팀을 대폭 강화하고 각종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등 프로테이프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유인책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SKC와 새한미디어의 선점경쟁이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지 연말 성적표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