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수출 주력 품목인 64MD램 반도체 가격이 전통적인 비수기와 메이저업체들의 생산량 확대 경쟁이 겹치면서 하락세를 거듭, 지난 1월초까지 유지됐던 10∼12달러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5달러대까지 급락했다.
특히 최근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일부 외국 D램 업체가 현물시장에 4달러대에 대량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64MD램의 가격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북미지역 반도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64M 싱크로너스 제품 가격이 평균 5달러대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력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8M×8타입과 16M×4타입 제품은 평균 5.37달러와 5.80달러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소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던 PC100 규격의 64M 싱크로너스 D램 제품도 하락세를 지속, 8M×8 제품이 5.98달러, 4M×16 제품이 5.36달러까지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간 10∼12달러를 유지하던 64MD램 현물시장 가격은 지난 3월초 10달러와 9달러선이 무너진 데 이어 4월과 5월에 무려 3달러 이상이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물시장이기는 하지만 64MD램 거래가격이 5달러대까지 내려간 것은 사상 처음이다.
더욱이 66㎒급 8M×8타입 64MD램 일부 제품의 경우 최저 4달러대에 거래되는 제품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경우 97년과 98년 상반기에 D램 업체들을 괴롭혔던 D램 가격 폭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D램 가격 사이클상 PC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9월 이전까지 이같은 가격하락을 반전시킬 만한 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반도체산업의 수출목표 달성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64MD램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최근 메이저업체들간 생산량 확대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공급물량 자체가 크게 늘어난데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