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에서 유닉스서버를 중심으로 한 개방형 시스템의 업무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하나은행·신한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올들어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기존 메인프레임을 주축으로 한 일부 계정계 업무를 유닉스서버로 이관하는 등 개방형 시스템 도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IMF 이후 변화된 정보기술(IT)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금융기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닉스서버의 경우 메인프레임에 비해 유지보수가 용이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 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손쉽게 활용해 업무의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금융권의 개방형 시스템 구축이 활기를 띠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기존 유니시스 메인프레임에서 처리한 계정계 소속의 외환업무를 IBM의 유닉스서버 「RS/6000 SP2」를 도입하면서 개방형 시스템으로 이관, 오는 9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농협은 앞으로 메인프레임의 업무량을 지속적으로 줄인다는 방침 아래 외환업무 외에 공제(보험)업무 등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의 개방형 시스템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보람은행 등과의 통합작업 이후 메인프레임 위주의 계정계 대출관련 업무를 유닉스 환경으로 바꾸기로 하고 컴팩의 유닉스서버 「알파서버 4100」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또 보람은행이 추진한 유가증권업무를 재개발해, HP의 「K260」 유닉스서버에서 처리키로 한 데 이어 계정계 업무인 PC뱅킹·폰뱅킹 등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이미 지난 96년 메인프레임 기반의 계정계 소속인 외환 및 신용카드업무를 HP의 「T600 시리즈」 유닉스서버로 이관한 데 이어 올들어 신규 업무로 추진중인 유가증권 및 리스크 관리업무 등을 유닉스서버 기종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현금 대신 수표를 발행하거나 결제하는 별단예금업무를 개방형 시스템에서 처리하기 위해 기존 계정계 시스템에서 분리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조흥은행은 이를 위해 현재 HP의 고성능 유닉스서버 「V시리즈」와 컴팩의 윈도NT서버 「프롤라이언트 7000」 기종을 파일럿 시스템으로 들여와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에 이어 산업은행도 올들어 신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기존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서버 기반의 개방형 시스템으로 업무환경을 전면 바꾸기로 하는 등 금융기관들의 개방형 시스템 도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은행 등 제1금융권의 경우 대량의 트랜잭션이 발생하는 요구불 및 저축성예금 등의 업무처리에는 메인프레임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구축이나 시스템통합(콘솔리데이션)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유닉스서버를 도입하려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