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업이라는 나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선 인디레이블들이 문화적 자양분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보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하는 실력있는 언더밴드들을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음반사 「라디오(RADIO)」의 고기모 사장(27)은 나이답지 않게 뚜렷한 경영철학을 나름대로 분명한 사업방침과 함께 얘기한다.
대학시절,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음악이 졸업후 진로 결정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고 사장은 이제는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니라 「업」으로 음악을 하고 있다.
딸린 식구도 많다. 인디레이블의 생명력은 다양한 음악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듯 라디오에는 「미선이」 「허벅지 밴드」 「미스터 펑키」 등 언더그라운드와 독립음반사 사이에서는 꽤 인정받고 있는 밴드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아직 학업과 음악을 병행하고 있는 멤버들이 많지만 누구 못지 않게 열심이다. 음악 관련학과를 지망하는 고등학생과 재수생까지 참여하고 있다.
지난 98년 4월, 「체리필터」 「미선이」 「단편영화제」 「프러시안 블루」 등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의 곡을 모은 「해적방송」이라는 첫 앨범을 내면서 활동을 시작한 라디오는 이후 그룹 스푼의 「Wake Up」, 미선이의 「Drifting」을 잇달아 발매했다. 작년 10월 선보인 미선이의 독집 앨범은 약 3000여장이 넘게 팔리면서 독립음반으로서는 꽤 큰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작정이다. 그동안 인디음악을 한다는 이유로 안면 정도만 익혀온 다른 독립음반사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 볼 계획이다. 「라디오」가 기획 및 프로듀싱을 맡고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강아지문화예술기획」이 연출 및 녹음을, 유통망을 갖고 있는 「인디」가 배급을 담당하는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밴드로는 「허벅지 댄스」로 유명한 허벅지 밴드가 참여해 80㎜ 싱글음반과 2집 앨범을 만들 예정이다.
또 그동안 초기 시스템 구축 작업때문에 하지 못했던 신예 밴드 발굴 및 프로듀싱 작업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최근 함께 활동을 시작한 미스터 펑키도 이같은 맥락에서 발굴한 밴드다.
고 사장은 『작년이 국내 인디레이블들이 싹을 틔운 태동기라고 본다면 올해는 제대로 뿌리를 내려야 하는 시기』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각자의 특색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사업 마련과 서로 힘을 줄 수 있는 공동 작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