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Inside.. "회전" 빨라지는 "인공두뇌"

 컴퓨터 시조인 에니액(ENIAC)이 탄생한 지 꼭 10년만인 56년 여름 미국. 아이비 리그 가운데 하나인 다트머스대학에서 열린 한 학술대회에서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다.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갖춘 시스템은 이후 인공지능(AI)으로 통칭되며 첨단 학문분야로 자리잡아왔다.

 AI의 구현은 크게 두가지 방법론이 적용됐다. 하나는 인간의 사고체계를 분석해 하나의 원칙을 찾아낸 다음 이를 프로그래밍하는 방법. 전문가시스템이 분석적 프로그래밍 방법론을 대표한다.

 또 하나는 생물학적 두뇌작용을 모방함으로써 학습을 통해 스스로 지능을 축적해가도록 하는 방법론으로 신경회로망이 이에 속한다. 신경회로망은 비교적 단순한 학습 법칙만을 정의함으로써 주위환경으로부터 스스로 지식을 축적해가도록 하는 것. 57년 로젠블라트가 처음으로 「퍼셉트론(Perceptron)」이라는 신경회로망 모델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69년 MIT의 민스키 교수가 단일계층 「퍼셉트론」으로는 배타적(Exclusive) OR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이후 20년 가까이 AI연구의 주도권은 전문가시스템이 쥐게 된다.

 전문가시스템의 주도속에 연구돼 온 AI 연구는 특정 분야에 상용화 제품이 나올 정도로 성과를 축적해 갔으나 AI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고도의 지능컴퓨터를 구현하는 데는 한계에 부딪혔다.

 80년대 중반 기존의 AI연구에 대한 회의와 반성이 제기되면서 신경회로망 진영이 그 동안의 침체를 극복하고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신경회로망 기법은 87년 국제신경회로망학회가 형성되면서 부활했다. 그 서곡이 바로 인공두뇌(AB:Artificial Brain)다.

 국내에서는 80년 중반부터 젊은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신경회로망 전문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인공두뇌에 대한 개념이 도입됐다. 현재 국책과제로 추진중인 「브레인테크21」 프로젝트도 신경회로망 기법의 인공두뇌 연구를 기본으로 채택할 만큼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한편 인공두뇌의 부상과 때를 같이해 새롭게 등장한 연구분야가 「인공생명(AL:Artificial Life)」이다. 생명체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구현하자는 것이 그 요체. 생명의 본질이란 자율성(Autonomous), 적응과 학습(Adaptation & Learning), 진화(Evolution), 자기복제(Self Reproduction) 등으로서 AL은 이러한 특징들을 정보기술로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AL연구는 선진국에서도 아직은 초기 단계. 국내에서는 97년 한국과학재단의 지원하에 몇몇 소장학자들이 「AL기법을 이용한 자율이동 로봇군의 협조행동 구현」 연구에 착수, 올 8월 최종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인공두뇌와 인공생명은 지능을 갖춘 정보기술 기반의 인공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치하지만 구현방법은 다르다. 그러나 각 분야별로 연구돼 온 성과들을 상호보완, 기술의 발전을 꾀하는 과학의 속성상 명확한 영역구분은 현시점에서 사실상 무의미할 수도 있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