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업체인 삼성전관(대표 송용로)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형광표시관(VFD) 화면에서 흰색을 표시할 수 있는 형광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부터 1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지 1년만에 브라운관용 형광체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방식의 파우더 배합기술을 적용, VFD용 흰색 형광체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VFD는 발광특성을 갖는 형광체에 열전자를 방사해 문자·기호·도형 등의 표시기능을 갖는 디스플레이로 VCR·오디오 등의 가전제품과 자동차 계기반에 주로 이용돼 왔으나 그동안 흰색 형광체의 미개발로 흰색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녹색 위에 붉은색 컬러필터를 덧씌워 사용해야 했다.
따라서 이번에 삼성전관이 흰색 형광체를 개발함에 따라 VFD를 사용하는 세트업체들은 흰색을 표현할 때 붉은색 컬러필터를 사용하지 않게 돼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됐으며 깨끗한 화질과 콤팩트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전관이 자체개발한 금속첨가물과 미립자분산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흰색 형광체는 기존의 붉은색 필터를 사용할 때보다 밝기를 30% 이상 높였으며 형광체 표면코팅기술로 보호막을 입혀 전자빔에 의한 형광체 열화현상을 개선함으로써 형광체의 수명도 대폭 늘어나게 됐다.
VFD개발그룹의 장철현 부장은 『VFD업체들의 숙원이었던 흰색 형광체 개발로 일본 경쟁사를 뛰어 넘어 세계 VFD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기회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삼성전관은 지난 87년부터 VFD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 3000만개의 VFD를 판매해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 세계시장의 26%인 4200만개를 판매, 1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