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MF 여파로 투자를 모두 동결한 전자부품업체들이 올 들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해외투자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투자를 재개한 전자부품업체들은 삼성전기를 비롯해 제일엔지니어링·흥창·한원·삼화전자·보암산업·일산일렉콤 등 1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들 부품업체는 IMF체제 이후 급등했던 환율이 12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금융위기를 겪은 동남아 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데 따라 해외투자에 다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최근 5000만 달러를 투자, 필리핀에 대지 3만3000평 건평 5000평 규모의 칩부품 생산공장의 착공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필리핀 현지공장을 준공하고 팔라듐을 이용하지 않은 신소재 Ni전극을 이용한 적층세라믹칩콘덴서(MLCC) 등 기술집약형 칩부품을 생산해 현지의 이동통신기기업체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전장품업체인 제일엔지니어링(대표 이문성)은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약 200만 달러를 투자해 VCR 및 DVD롬용 전자부품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부품을 현지에 진출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세트업체에 공급하고 있는데 앞으로 거래처를 해외 세트업체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원(대표 장형식)은 지난 4월 미국에 100만 달러를 투자, 고주파(RF)부품 및 시스템 분야의 연구개발을 담당할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흥창(대표 손정수)은 지난달 미국과 독일의 현지법인에 각각 100만 달러와 200만 달러를 증자, 판매망을 확충하는 등 신규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재 2개의 중국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보암산업(대표 노시청)은 올 하반기에 중국 남경에 200만 달러를 투자해 코어 및 코일 부품을 생산하는 중국 제3공장을 설립하고 대련 또는 심양에 200만 달러를 들여 조명기기와 가공부품을 생산하는 중국 제4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태국에 현지법인인 삼화타일랜드를 설립한 삼화전자(대표 이근범)는 오는 10월까지 총 115만 달러를 투자해 편향요크(DY) 및 고압변성기(FBT)용 코어 생산공장을 준공,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산일렉콤(대표 홍성용)은 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SMPS)사업 확대를 위해 100만 달러를 투자, 중국 심양에 현지공장을 마련해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성경정밀·동양리레이·오성전자산업·대아리드선 등 중소 부품업체들도 중국 지역에 수십만달러의 소규모 투자를 단행, 생산라인의 신증설에 나서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