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보통신 및 제어 프로젝트의 설계·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누수를 책임진다.」
지난 90년 설립된 문엔지니어링(대표 문헌일)은 전기통신분야의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기반으로 창업 10년만에 1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항공을 비롯한 첨단 정보통신분야의 대표적 엔지니어링·감리업체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가 국내외에서 기술력의 진가를 인정받은 것은 올초 고속철도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정보통신분야의 엔지니어링·감리업체로 잇따라 선정되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첨단정보통신에 관한 한 외국 유수업체로부터 감리받는 것을 당연시하던 국내외의 시각과 분위기를 일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지니어링·감리업체는 주요 프로젝트의 설계부분은 물론 공사시행·완공단계의 잘못을 지적·시정시키는 권한까지 위임받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사업만큼 대형 국가 기간산업에 필수적이면서도 일반인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있는 산업분야도 드물다.
정보통신분야의 엔지니어링 사업은 특히 엔지니어링 및 감리대상 산업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만이 수행할 수 있는 전문업이자 고유영역이다.
사업수행을 위해서는 DB, CAD, 유·무선통신 관련 설계기술, 측량, 정밀계측, 전기·전력 및 정보통신 제어기술, 철도·항공분야의 전문지식, 시뮬레이션 기술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 또 각종 정보통신 시스템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선정은 물론 이 분야에 대한 시스템 완공이전의 시뮬레이션 작업 및 문제점의 대책까지 마련해야 한다.
내년말까지 완료될 인천국제공항의 일반공중통신시스템, 통신자동화시스템, 통합경비보안시스템 구축사업자인 DST·삼성SDS·현대정보기술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수행하는 대형 SI업체들도 모두 이 회사의 엔지니어링 및 감리를 거치게 된다. 따라서 정보통신분야 기술 발전 추세만큼이나 복잡·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습득하지 않은 업체는 낙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술제일주의를 내세운 이 회사가 창업 이후 개발한 프로그램은 통신케이블설계·통신철탑설계·열차운전시뮬레이션·교환기설계·전철유도전압산출 프로그램 등 17개 종류에 이르며 모두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되고 있을 정도다.
이 회사는 인천국제공항 전파공역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영국 SW를 사용한 것이 대표적인 외산 프로그램 사용사례로 꼽힐 정도로 기술자립에 대한 자긍심이 높다.
문헌일 사장(46)은 『더이상 이름값을 내세운 해외 유명업체에 우리의 정보통신산업을 맡기면서 귀한 외화를 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로 정보통신 강국에 걸맞은 엔지니어링업체의 비중과 사업의지를 강조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선로시설개선방안 공동기술조사, 상해 EDMA프로젝트 설계, 가나 통신망 설계 사업 경험 등을 살려 올해를 정보통신 엔지니어링사업의 국제화 기틀을 마련하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생각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