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CIH바이러스 파동은 데이터 보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특히 갈수록 컴퓨터 사용이 늘기 때문에 데이터 보호문제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오이네트(대표 전성영)는 바로 이런 기업이나 개인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데이터 백업서비스 전문업체다.
백업시스템을 공급해오던 지오이네트가 백업서비스 사업에 착안한 것은 94년 말에 「레가시코리아」 라는 회사명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1년 정도 지난 시점. 공급해오던 디스크어레이가 깨져 고객의 데이터를 모두 날려버린 후 고객으로부터 클레임을 받고 나서였다. 전성영 사장은 「디스크가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중요한 것은 디스크에 들어 있는 정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고 이때부터 데이터 백업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전 사장의 백업사업은 비교적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컴퓨터 바이러스의 경우만 하더라도 해당 백신도 기존에 확인된 컴퓨터 바이러스만 치료할 수 있을 뿐이어서 데이터를 완벽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는 이를 다른 곳에 백업해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전 사장은 따라서 클레임 사건을 계기로 아예 백업서비스를 사업화하는 데 몰두하기 시작했다. 97년에는 회사명을 현재의 지오이네트로 바꾸고 데이터통합(DI)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 상표등록까지 했다.
지오이네트가 말하는 데이터통합시스템은 단순히 백업 복구의 차원에서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해 운영, 관리함으로써 데이터의 가치와 안정성을 극대화한다는 것.
여기에는 백업시스템의 성능분석, 백업정책 수립, 투자효과 분석 등을 지원하는 컨설팅과 백업관련 장치 제공, 백업과 복구지원 등 백업과 관련된 모든 솔루션이 포함돼 있다.
지오이네트는 이어 지난달부터는 PC 개인사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으로 백업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데이터통합이 기업의 서버급 데이터 백업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인터넷 백업은 개인사용자에게 직접 데이터를 백업해주는 서비스로 국내에는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지오이네트는 앞으로 이 백업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좀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향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이동단말기 정보의 백업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학생이나 기자 등 이동이 많은 사람들이 우선 주 대상고객이다.
또한 이 회사는 과거의 데이터를 CD에 담아 발송하거나 원하는 요일과 시간에 자동으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서비스와 특정 데이터를 영구 보존해주는 타임캡슐 서비스 제공계획도 가지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거래하는 「정보상거래」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간다는 장기 플랜도 조금씩 구체화해나가고 있다.
<전성영 사장 일문일답>
-실제 이같은 데이터 백업서비스를 이용할 개인이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동안 기업이나 큰 조직의 데이터만이 중요하다고 여겨왔으나 업무처리를 PC로 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개인의 데이터도 중요한 시점이 됐다.
실제 지난번 CIH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입은 물질적인 피해가 20억원으로 발표됐으나 데이터 피해를 포함하면 400억원에 이른다.
-인터넷 백업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어떤 층인가.
▲현재 가입자 2000여명을 분석해 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학생이 각각 30% 정도로 가장 많다. 학생의 경우 리포트 작업을 하다가 백업해놓고 인터넷게임방 등에서 다시 작업을 하는 등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 이동단말기 사용이 활성화되면 이 서비스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일반인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관련업체들과의 제휴를 확산해나갈 방침이다.
-정보상거래란 무엇인가.
▲전자상거래를 한발 앞서나간 개념이다. 지금 주로 거론되는 전자상거래는 기존 상품을 인터넷으로 거래하는 것이지만 정보상거래는 가치있는 데이터를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정보화사회가 진전될수록 정보의 가치가 중요하게 대두된다고 하면 정보를 거래하는 사업도 각광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