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전자(대표 허진호)가 올들어 오디오 및 통신기기의 내수판매 호조에 힘입어 뚜렷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태전자는 지난 1·4분기 내수와 수출을 합쳐 795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80% 이상 매출이 급증했을 뿐 아니라 부도이전인 지난 97년 매출액의 80% 수준에 이른 것으로 집계돼 경영정상화에 한걸음 성큼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2·4분기 들어서도 이같은 매출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4월과 5월에 각각 313억원과 360억원의 매출 실적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5억원과 184억원에 비해 큰 폭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에는 360억원의 매출실적을 달성해 부도이전인 97년의 월 평균매출 실적(350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같은 매출실적은 지난해 부도사태와 IMF한파에 따른 사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비수익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인력을 50% 이상 감축한 상태에서 달성했다는 점에서 겉으로 드러난 수치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는 게 해태전자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올들어 매출이 눈에 띄게 급증한 것은 오디오와 통신기기의 내수판매가 호조를 보인데다 새로 시작한 통신판매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사실 내수매출 실적만 따져본다면 해태전자는 현재 부도상태라는 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5월까지 모두 합쳐 불과 279억원의 내수 매출실적을 올렸던 해태전자는 올들어 5월 한달에만 278억원을 달성하는 등 5월말 현재 모두 1169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둬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매출실적은 부도이전인 97년 5월까지의 누적 매출액인 86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로 해태전자가 내수부문에 있어서 만큼은 부도여파와 IMF한파를 완전 극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해태전자측은 내수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쁨보다는 올들어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에 대한 채권단의 처리문제가 늦어짐에 따라 해외 바이어들이 추가오더 및 신제품에 대한 오더를 계속 연기하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태전자가 단 한푼의 금융지원없이 부도상태로 1년6개월 이상을 버티고 있는 것도 대단한데 매출실적이 부도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라며 『이처럼 해외 업체와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에 대해 정부와 은행이 지원을 망설이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