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이어 우리의 수출 주력상품으로 떠오른 TFT LCD(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 사업에서도 대만 경계령이 내렸다. 대만은 TFT LCD 생산업체들에 대한 세제우대와 자금융자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오는 2005년에 가면 우리나라를 따돌리고 일본에 이은 세계 제2위의 생산국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업체들이 대만업체에 기술지원을 통해 분업체제를 구축하는 등 일본과 대만이 밀착하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가 협공당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TFT LCD 산업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수도 있어 정부빅딜과는 별개로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LCD·현대전자 등 3개업체가 참여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현재 대만의 경우 6개 업체들이 한꺼번에 3.5세대 생산라인에 대한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우리업체들보다 기술력이 뒤진 것으로 평가되는 대만업체들이 일본업체들의 적극적인 기술지원을 받고 있어 우리의 경쟁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노트북 생산국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는 대만은 업체들에 세제우대·저리융자·자금원조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오는 2005년까지 TFT LCD의 생산설비를 15개 라인으로 확대, 국내 수요의 63%를 자급하며 세계시장에서 일본에 이은 세계 제2위(시장점유율 32%)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일본업체들은 기술이전을 통해 노트북PC용 TFT LCD를 대만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대신 TV용 TFT LCD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전환, 세계 1, 2위로 떠오른 국내 삼성전자와 LGLCD를 견제하려는 전략마저 구사하는 형편이다.
이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는 재벌들의 빅딜에 신경쓰다 보니 미래를 대비, TFT LCD와 같은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TFT LCD 사업분야에 지원한 기술자금은 90억원에 불과, 일본의 1400억원의 10%에도 못미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30억달러 이상의 수출을 달성하는 등 반도체에 이은 제2의 수출산업으로 등장한 TFT LCD 사업의 주도권을 일본과 대만에 넘겨주고 세계 3위로 전락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TFT LCD 사업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우리도 대만 수준에 버금가는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