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Focus.. 국내 연구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국내 나노기술 분야 연구는 2개의 국책프로젝트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2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곳은 96년 과학기술부 중점국가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발족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극미세구조기술개발사업단(단장 문대원)과 역시 과학기술부의 창의적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97년 말 발족된 서울대학교 나노기억매체연구단(단장 국양)이다.

 극미세구조기술개발사업단은 새로운 반도체 소자로 부상하고 있는 단전자소자(SET)의 제작기술, 원자의 제어 및 특성 연구기술, 차세대 소재기술 확보 등을 목표로 10년짜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1단계에서부터 국내에 전무했던 SET 제작기술 등 다양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확보된 원천기술을 구체화해 프로젝트가 끝나는 2004년께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용화한다는 것이 최종 목표. 10일 1단계 연구결과를 공개 발표한다.

 나노기억매체연구단은 자성매체의 물리적 한계인 초상자성한계 극복을 1차 목표로 새로운 기억매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벤처기업인 PSIA(대표 박상일)가 원자의 반응과 성질을 측정할 센서 개발에, 삼성종합기술원이 기억매체구동기 개발에 함께 나서고 있다.

 두 곳의 국책연구단과 함께 나노기술 연구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연세대 초미세표면과학연구센터(소장 황정남). 이 연구소는 나노기술 관련 국가 지정 연구센터로서 전문인력들이 협동연구를 수행하는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 지난 85년 연구모임으로 시작된 표면과학연구회의 소장·학자들이 대학 및 연구소에서 국내 나노기술 연구의 주축으로 나노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한편 국내 나노기술 분야 과학자들의 수준이 외국과 비교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여럿 있다. 나노기술을 구현할 신소재로서의 탄소 나노튜브에 대한 독보적 연구성과는 그 가운데 하나다. 탄소 나노튜브는 6각형 고리로 연결된 탄소들이 긴 대롱모양을 이루는 지름 1㎚ 크기의 미세한 분자. 그런데 서울대 임지순 교수(물리학과)가 도체인 이 탄소 나노튜브가 반도체 성질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찾아내 98년 1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국내 기술진들의 성과는 나노기술 분야의 최대국제학술대회인 「STM국제학술회의」가 올해 경쟁국인 일본을 제치고 국내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학술대회는 연세대 초미세표면과학연구센터와 서울대 나노기억매체연구단의 공동 주최로 오는 7월 16일부터 6일동안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