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업체들이 이달 말 수입선 다변화제도 완전폐지를 앞두고 국내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물밑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히타치·산요전기·마쓰시타·샤프 등 대표적인 일본 가전업체들은 국내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 수요와 실태조사에 나서 사전작업으로 한국 홍보대행사를 선정하고 상설전시장을 마련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일부 업체들은 현지법인 설립과 판매거점 확보 작업을 은밀하게 추진하면서 시장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시작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일본 가전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아직 IMF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대대적인 시장 진출을 시도할 경우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에 부딪혀 장기적으로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소니를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우선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제품 홍보를 착실히 진행하고 점차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지난 96년부터 한국법인을 통해 상설전시장을 마련해놓고 일부 제품을 공식 출하하고 있는 소니는 최근 오리콤을 홍보대행사로 확정하고 국내 가전업체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 물밑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히타치는 지난 2월 캠코더 제품 에이전트인 상금사를 통해 테크노마트 4층에 상설전시장을 마련한 데 이어 4월에는 캠코더를 제외한 AV제품 전반에서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DSI무역과 공동으로 용산전자랜드 본관 2층에 상설전시장을 개설, 브랜드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아직 계획단계지만 산요도 전자랜드 또는 테크노마트에 상설전시장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 에이전트인 삼양가전유통을 통할지 아니면 앞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해 이를 통해 추진할지는 미정이다.
샤프는 기존 합작법인인 샤프코리아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 아래 품목별 시장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마쓰시타전기도 올해 안에 국내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보고 인지도가 높은 파나소닉 브랜드를 내세워 시장탐색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