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이프시장이 수개월째 심한 부침현상을 보이는 등 불안한 장세가 계속됨에 따라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수요예측에 실패, 최근 출고량 대비 반품률이 무려 30%대에 이르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월 프로테이프시장은 외화 「넉오프」, 애니메이션 화제작 「개미」, 우리영화 비디오 「태양은 없다」 등 대작들이 적지 않아 호조를 보일 것이란 당초 기대와 달리 실제 판매량은 작년 동월대비 19% 감소한 56만6000여개에 그쳤고 출고량 대비 반품률도 무려 35%에 달했다.
우일영상은 5월 중 약 4만9000개의 판매고를 올렸으나 반품률이 무려 37%에 달했고, 스타맥스도 14만여개를 출고했으나 실판매는 이의 69%에 그쳤다. 올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새한도 반품률이 31%에 달했고, CIC 등 비디오 메이저사들의 반품률도 30%대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트루먼쇼」 「로닌」 등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눈에 띄는 작품이 없어 당초 별로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4월의 경우는 오히려 작년 동월대비 6만여개가 증가한 58만여개가 판매됐고 평균 반품률도 20%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영화 비디오 「약속」과 외화 「네고시에이터」 등 「A급 작품」이 잇따라 편성·출시됐던 3월 시장은 49만여개가 판매되는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고 반품률도 평균 30%대에 달했다.
이처럼 프로테이프시장이 최근 수개월째 예측불허의 불안한 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제작사들의 판매전략 부재 외에도 비디오대여점들이 자금난으로 작품 위주의 구매보다는 여력이 있을 때 집중 구매하는 「소나기」 주문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프로테이프시장이 비디오대여점들의 구조조정으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어 수요 부침을 전혀 예측할 수 없으며 블록버스터급 작품의 판매수량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5월 최대 판매작인 「넉오프」의 경우 판매량이 6만3000여개에 불과했고 4월 최대 판매작 「로닌」도 6만여개에 그쳐 작년에 비해 평균 1만∼1만5000개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시작품에 따라 판매량이 좌우되던 판매·대여시장의 기류가 최근에는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다』면서 『나름대로 출고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대여점들의 구매행태가 안정되지 않고 있어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비디오대여점 등 관련업계와의 공동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