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일본 PCB展> 소재.생산장비 동향

 인쇄회로기판(PCB)은 소재를 기반으로 한 장치산업이다. 이는 이번 JPCA99쇼에 출품된 PCB 소재 및 생산장비를 관람한 국내 PCB업체 관계자들이 내린 한결같은 결론이다. 왜냐하면 이번에 소개된 대부분의 PCB장비는 대당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대 10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장비가 주류를 이뤄 경제 규모의 PCB 생산라인을 구축할 경우 수백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환경문제를 고려치 않고 PCB 생산라인을 구축할 경우 판로 개척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는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소재는 물론 생산장비 중 상당수가 환경친화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우선 PCB의 핵심 소재인 원판의 경우 마쓰시타·히타치·도시바케미컬·스미졸라·利昌工業 등 거의 모든 일본 유력 원판업체들은 할로겐 프리(Halogen Free)형 원판을 소개했다. 특히 이들 원판업체는 일본 유력 PCB업체와 연계해 기존 다층인쇄회로기판은 물론 빌드업 기판 등 첨단 기판 기종에서도 할로겐 프리형 원판을 실사용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특히 마쓰시타의 「네오멀티」 원판과 이창공업의 반도체 패키징 원판은 참관인들의 이목이 집중될 정도로 스타 대접을 받았다.

 이처럼 일본 유력 PCB업체와 원판업체가 환경친화적 PCB를 생산할 수 있는 데는 수지 및 잉크업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일본다이요잉크·다무라제작소·일본폴리테크 등 일본 주요 PCB용 잉크업체들은 할로겐족 화합물이 첨가되지 않은 수지 및 잉크를 이번 전시회에 대거 소개했으며 에폭시 유전상수가 3.5에 이르고 유리전이온도(TG)도 200도에 달하는 첨단 제품도 선보여 앞으로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는 무선통신기기용 PCB 소재 원판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빌드업 기판과 더불어 이번 전시회에서 각광받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소재의 경우 기존 미쓰비시가스가 독점해온 BGA기판용 원판(일명 BT원판)분야에 아사히케미컬·히타치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들 소재가 인텔 등 유명 반도체업체로부터 승인을 받을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또 마쓰시타가 야심작으로 선보인 「메가트론」 원판도 앞으로 미쓰비시가스 BT원판의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할 것으로 일본 PCB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동박의 경우 미쓰이금속이 선보인 3㎛ 두께의 초박 동박(모델명 Micro Thin)은 현재까지 개발된 PCB 동박 가운데 가장 얇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히타치와 미쓰이금속·福田金핒 등은 빌드업 기판용 핵심 소재인 레진코팅동박(일명 RCC)을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일본 PCB업체들로부터 관심을 끌기보다 신흥 빌드업 기판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한국 PCB업체 관계자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참관한 국내 PC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PCB 소재 기술 추이를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실토하면서 『특히 이 많은 소재 가운데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은 일부 원판과 동박뿐이라는 데서 일본 PCB 소재업체에 대한 부러움과 전율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PCB장비 분야에서는 레이저드릴과 메커니컬드릴이 주빈 위치를 차지한 가운데 차세대 노광시스템으로 부각되고 있는 다이렉트이미지시스템·자동검사장비(AOI)·베어보드검사장비(일명 BBT) 및 CAD/CAM시스템 등이 관람객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 빌드업 기판의 핵심 생산장비로 치부되고 있는 레이저드릴의 경우 미쓰비시·히타치·스미토모 등 국내 PCB업체들에 친숙한 업체들의 제품이 대거 출품됐다. 특히 국내 기반이 취약한 미쓰비시는 국내 PCB업계 관계자들에게 자사 레이저드릴의 장점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일반 메커니컬드릴의 경우에도 앞서 언급한 업체 외에 로쿠로쿠·다케우치 등은 한국과 대만 PCB업체를 대상으로 치열한 홍보전을 펼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일본 드릴업체가 한국과 대만 PCB업체 관계자의 환심을 사려는 까닭은 한국과 대만이 레이저드릴은 물론 메커니컬드릴의 주 수요처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국내 PCB업체의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노광기의 경우 거의 모든 제품이 전자동화된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오보텍 등 일부 자동검사장비업체가 선보인 다이렉트 이미지 시스템은 차세대 PCB 노광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처음 소개된 다이렉트 이미지 시스템은 PCB 이미지 데이터(일명 CAD 정보)를 광학 필름을 사용하지 않고 PCB 원판 위에 바로 인쇄하는 노광시스템이다. 이 공법을 이용하면 기존 노광 공정에서 필요했던 아트필름이 불필요하고 공정도 단축할 수 있어 PCB의 생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게 출품업체의 설명이다.

 특히 우시오가 선보인 분할투영노광장치는 정교하면서도 정밀한 파인패턴 PCB에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분석돼 앞으로 빌드업 기판 및 CSP 등 반도체 패키지업체에서 환영받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밖에 컬러 CCD카메라가 부착된 자동검사장비를 비롯해 역진동도금시스템 및 비접촉식 베어보드검사장비도 이번 JPCA99쇼에서 각광받은 PCB 생산장비로 여겨지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