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단지, 때아닌 총선바람
○…총선을 1년 남짓 앞둔 현재 대덕연구단지에서는 연구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행보가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눈총.
지난 4월 과학의 날 행사에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후 이인제 국민회의 고문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방문, 자민련 주최의 세미나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모 후보는 현업보다는 선거전에 매달리고 있어 선거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 이같이 때아닌 정치바람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 지구당 위원장들이 표심 이탈을 막기 위해 앞다퉈 연구원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
이 때문에 연구단지를 관리하는 대덕전문연구단지관리본부와 대덕연구단지기관장협의회는 정치권 인사들의 연구단지 방문에 자료와 보고서 작성, 행사 연락에 때아닌 소란을 겪고 있다고 불만.
이에 대해 관리본부 관계자는 『행사가 정당 행사이기는 하나 연구단지 예산문제, 연구원의 사기진작책 등과 관련된 내용이기에 협조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과기부에서 협조하라는 지침도 내려와 협조를 안할 수 없다』고 답변.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과기부와 관리본부의 관계자들이 정당 행사를 지원하거나 행사 참석을 독려하는 것은 의심스러운 행동』이라고 일침.
"미래를 사랑하는 모임" 발족
○…대덕연구단지 연구원과 대전시민이 참여해 과학기술정책 수립과 각종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미래를 사랑하는 연구인의 모임」(공동대표 고영·이원근)이 지난 8일 발족해 화제.
이 모임은 과기부·정통부·교육부·산자부 등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부처의 과학기술정책을 모니터하고 현장 실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생겨난 것. 특히 이 모임은 연구기관의 자율성 보장과 연구원의 직업불안 해소를 위한 대안 제시는 물론 시민단체와 연계, 과학기술시민운동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어서 향후 거취가 주목.
원자력연구소 출신 고영 대표는 『연구개발 투자비가 국민의 세금이기에 투자가 효율적·생산적으로 분배돼야 한다』며 『시민운동 차원의 연구단지 활성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
"可正은 남의일" 과기부 느긋
○…정부가 공직자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작업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과기부 관계자들은 『우리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
이는 과기부 업무성격상 특별히 사정 대상에 오를 만한 사안이 없는 데다 출연연 연구비 등과 관련해서는 새 정부 들어서만 서너차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철저히 검증됐기 때문.
과기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그동안 과기부가 잡음이 없었던 것은 업무성격상 민원이 많지 않은 데다 연구과제 선정이나 연구비 지급과정 등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냐』며 투명함을 강조.
과기부의 고위 관계자는 『과기부가 각종 고시합격자들의 우선지원 순위에서 밀려날 정도로 인기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돼 과기부 공직자들이 무사히 공직생활을 마치도록 만든 셈』이라며 으쓱.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