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금진하이테크

 「도둑이 들면 2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최근 지문인식 기술을 이용한 「보고 2000 도어록」을 개발한 금진하이테크(대표 안헌식)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표어다. 도어록의 문제로 도둑이 침입해 물건을 도둑맞거나 인체에 상해를 입으면 사람과 물건에 대해 최고 1억원씩의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금진하이테크의 안헌식 회장은 『보고 2000 도어록은 최근 서구에서도 선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생체인식 보안장치보다 한단계 앞선 제품』이라고 자신한다.

 15명의 개발인원이 2년여에 걸쳐 개발한 이 도어록은 안전성과 우수한 디자인,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안전성면에서는 니트젠이 개발한 지문인식 기술을 이용한 것을 비롯해 기존 도어록이 갖고 있는 많은 단점을 해소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최근 언론에도 보도됐듯이 기존 도어록은 열쇠와 자물쇠가 요철형태로 맞물려서 이를 회전시켜 여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드라이버나 몇가지 간단한 도구만 이용하면 쉽게 열 수 있다.

 이러한 약점을 방지하고자 금진이 만든 도어록은 보조열쇠조차 아예 없다. 도어록은 배터리로만 작동되고 인증된 지문에 의해서만 열리도록 돼 있다. 배터리 방전시 지문인식작업이 작동되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상전원용 단자만 있다.

 이 단자를 연결하면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상태라도 단 한번 약간의 전원을 공급해 지문인식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모든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관리자(마스터)의 비밀번호가 있어 이 비밀번호를 모르면 금진하이테크의 직원조차 문을 열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밖에도 기존 제품들이 한사람의 지문에 한사람의 데이터를 대응하는 1 대 1 대조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에 비해 보고 도어록은 데이터베이스로 지문 정보를 저장해 수백명의 정보를 검색해 인증절차를 수행하고 있는 1 대 다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같이 정밀한 작업을 수행해도 3초이내에 문을 열어준다. 지문을 인식하는 창도 특수소재로 만들어 망치로 쳐도 깨지지 않도록 설계됐다.

 디자인면에서도 기존 지문인식 도어록보다 크기면에서 2분의 1 이하로 줄였다. 니트젠의 소형 지문인식 장치를 채택하고 있어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것. 이 때문에 다른 제품들이 두꺼운 상자각 형태인데 비해 유선형으로 설계가 가능해 친밀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안 회장은 『도어록을 사랑과 친목을 형상화하도록 디자인했으며, 이 때문에 회사의 전화번호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는 국번과 친구사이를 의미하는 번호 「486-4242」로 선택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격면에서도 기존 제품이 최하 300만원대 이상을 호가하고 있는데 비해 보고 도어록은 150만원대여서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안 회장은 『최근 개최된 보안관련 전문 전시회인 시카고의 CTST쇼에 참여해 이미 전세계로부터 120억원 가량의 선주문을 따내기도 해 매출목표를 당초보다 크게 늘려 잡았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금진하이테크는 이미 전국 15개 도시에 유통망을 구축해 가정용에서 기업용까지 전분야에 걸쳐 보고 도어록 선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앞으로 지문인식 도어록을 기반으로 건물 보안 시스템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 무한한 사업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안 회장의 말이다. 외부에서 침입하면 경찰서 등 다섯군데로 자동으로 전화가 연결되는 무인전자경비 시스템은 이미 개발을 완료했다.

 특히 이 무인전자경비 시스템에서는 도둑 등의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정상적인 경로로 문을 열더라도 왼쪽손가락을 대면 정상적으로 문이 열림과 동시에 신고전화가 걸릴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러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올해말까지 종합 보안 시스템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적 목표가 금진 하이테크의 꿈이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