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하여 도래하는 정보사회에 접어들면서 정보통신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의 응용으로 새로운 방식과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가 되리라는 것과, 산업 및 경제체제가 지식기반 위에 구축되리라는 예측이 일반화되어 있다.
지식기반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원시사회로부터 산업사회에 이르는 동안 인류의 지식과 정보는 보통 사람들의 경험을 통하여, 혹은 석학들에 의하여 수없이 창안되거나 발명된 후 오랫동안 이용되어 왔다.
이러한 지식과 정보가 컴퓨터나 통신기능과 결합해 훨씬 높은 효율로 활용되는 사회를 지식기반사회라 말할 수 있으며, 그러한 이용능력을 갖춘 사람을 시쳇말로 신지식인이라 부른다. 이미 60년대 이후부터 컴퓨터의 출현에 의하여 제조공장의 공정과 품질제어, 사무자동화, 자원 및 물자유통망 관리 등으로 산업사회 초기에는 기대하지 못했던 생산성 제고나 노동효율의 향상이 있었다.
이러한 고효율은 업무를 수행하는 컴퓨터에 지능을 주입시키는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램들인데, 컴퓨터 안에서 우리가 원하는 설계나 제작 등의 지적기능을 수행하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곧 중요한 지식상품이 된다.
21세기에 우리가 구현해야 할 지식기반 국가에서는 정치·경제·교육·국방·의료·환경·산업 등 모든 분야가 지식기반 위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지식상품의 교역이 활성화될 뿐 아니라 인터넷에 의한 전자상거래로 물류교역 방식을 정보통신에 의한 방식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전자상거래는 기존 유통체제의 중간 분배조직을 붕괴시키고 생산자와 주문자를 직접 연결해 줄 것이다. 앞으로 전자상거래는 우리 경제방식에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 가입자 수의 확산속도가 과거 전화기나 텔레비전의 보급속도의 수십배로 폭발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곧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산을 의미하므로 선진 각국은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하여 생활의 편의는 물론 각종 공공 서비스와 원격교육, 원격의료 서비스가 일반화될 전망이다. 전세계 곳곳을 연결하여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서비스를 즉시 받을 수 있는 정보통신망은 사이버공간(Cyberspace)을 형성하여 우리는 생활시간의 상당부분을 사이버공간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또한 인터넷의 확산은 문화·인종·국경·거리를 초월하여 사이버공간에서 각종의 세계적인 공동체가 생겨나는 데 이용될 것이다. 그리고 현실세계에서는 체험하기 힘든 일들도 사이버공간에서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지식기반을 국가가 갖추는 일은 곧 국력신장과 직결되므로 21세기 국가경쟁력의 척도가 될 지식기반의 건설은 매우 중요한 국가과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기반은 저절로 구축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우리 모두 지식기반 국가건설을 위해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자.
지식기반경제의 국제경쟁력은 우선 지식상품의 우열로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준비하는 많은 노력 중 제일 중요한 일은 지식상품의 생산과 창출이다. 기존 지식과 정보의 가공에 의한 신지식 상품의 생산체제인 SW공장을 많이 건설해야 한다.
이와 병행하여 새로운 지식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원천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늘어나는 인터넷 가입자를 수용하기 위하여 통신망을 확장하고 정보검색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전송망으로 바꾸고 수백대의 슈퍼컴퓨터들을 설치, 서로 연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준비는 지식기반사회와 경제체제에 걸맞도록 여러 관련제도와 법, 규정을 고치는 일이다. 그리고 신지식인 수를 늘리는 교육을 하여야 하며 국가사회의 기능운용 방식이 전문화되어야 할 것이다. 지식기반사회가 예상보다 빨리 올 가능성에 유의하자.
<정선종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