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産 이동전화기 국내시장 잠식할까…

 일본산 이동전화 단말기가 국내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따라 일본산 이동전화 단말기 국내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비스사업자와 일선 유통업체들이 갖고 있는 관심거리다.

 일본산 이동전화 단말기의 내수시장 진출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산요전기가 신세기통신을 통해 CDMA 이동전화 단말기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마쓰시타와 히타치, 교세라 제품도 하반기에는 선보일 전망이다.

 일본산 단말기의 국내 진출은 「단말기가 곧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서비스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이 산요제품 도입을 결정한 상태여서 다른 사업자들도 최소한 제품 구색 차원에서 일본 제품을 들여올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업체들도 별도 유통망을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서비스사업자를 통한 국내 공급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산 단말기 판매 성공에 대해서는 서비스사업자들이나 일선 유통점들이 몇가지 이유 때문에 아직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서비스사업자들이나 유통업계에서는 우선 일본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얻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기가 들여오는 산요제품의 경우 관세 등 수입에 따른 세제와 단말기 제조원가를 합치면 국내 공급가격이 40만원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체 제품이 들어오더라도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산제품과 비교해 10만∼20만원 이상 차이나 쉽사리 수요층을 넓혀가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다른 이유는 일본 업체들이 CDMA 기술에 관한한 국내업체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단말기 품질이나 성능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동전화는 통화품질이 생명이다. 따라서 검증단계를 거친 국산제품 틈바구니에서 일본산 제품이 품질로 승부를 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제품의 국내 수요 개척에 가장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분석되는 것은 역시 AS 문제다. 이동전화의 고장률은 일반 가전제품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또 고장 수리가 오래 걸릴 경우 사용자들이 받는 고충이 다른 어떤 전자제품보다 크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서비스, LG정보통신은 LG전자 등 계열사의 서비스 체계를 활용, 전국적인 AS망을 갖추고 있다. 일본 제품이 국산제품과 경쟁하려면 유사한 규모의 AS망을 갖춰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부 서비스 전문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완벽한 이동전화 단말기 수리능력을 갖추거나 LG전자나 삼성전자서비스만큼 치밀한 AS망을 구축하고 있는 업체는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홍보나 광고에서도 일본산 제품은 국산제품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점도 수요확보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IMF사태 이후 외산제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상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제품을 취급할 서비스사업자들이 일본산 제품을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광고· 홍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일본산 제품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디자인면에서 국산제품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젊은층에 어필할 경우 예상보다 많은 수요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품 국내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사업자들도 폭발적인 인기를 기대하기보다 제품 확보선 다변화, 구색 다양화 정도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사업자들조차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는 일본산 단말기에 대해 수요자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