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와 정부기관이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제품 가격을 인하해줄 것을 요청해 처리결과가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 단속의 여파로 갑작스레 정품 구매에 나선 학교와 정부기관 등은 정품 SW를 구매해야 하나 올해 예산이 이미 정해져 있어 여력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SW 가격을 대폭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대학의 전산실장 모임인 대학정보전산기관 협의회는 지난 4월부터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SPC) 회원사와 협상 대표를 선정,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했으나 해당업체로부터 뚜렷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또 정부기관도 SW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통부를 통해 업체 관계자들을 모아 서너 차례 회의를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다.
SW 업계가 정부와 학교의 가격인하 요구에 이처럼 요지부동으로 꼼짝도 않고 있는 것은 지난 몇년 동안 계속된 불황으로 경영상태가 나빠져 가격을 내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외산 SW 업체의 경우도 국제 시세에 따라 본사와 협의 하에 가격이 조정되기 때문에 국내 사정만을 이유로 단독으로 가격을 내리기 어려운 입장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 등 외국 업체들은 가격을 전혀 내리지 않고 있으며 오토데스크만이 6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프로모션 기간을 설정해 교육기관에 따라 구입물량에 따라 가격을 할인해주고 있다.
SW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단체와 학교 등에서 자금문제를 이유로 할부구매와 가격인하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특수성을 감안해 구매조건을 완화해줄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만 업체마다 사정이 달라 실제 가격인하 등 구체방안을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학정보전산기관 협의회의 한 관계자도 『구매조건 완화를 위해 SPC 회원사와 몇 차례 만났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결과는 얻지 못했다』며 『이번주 1차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어서 여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