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15일 국내 소프트웨어(SW) 및 벤처산업을 상징하는 한글과컴퓨터가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 개발포기를 조건으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2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해 국내 업계에 충격을 던져준 「한컴사태」가 지난 15일로 1년을 맞았다.
그후 1년이 지난 지금 한컴은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인터넷솔루션 업체로 도약했으며 자본금 200억원에 시장가치 1600억원의 회사로 우뚝 서게 됐다. 지난해 42억원의 자본금에 매출 40억원에 불과했던 한컴은 700만달러의 외자유치 성공 등으로 자본금이 200억원으로 불어났고 「아래아한글」 판매호조 등으로 올해 283억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우량기업이 된 것이다.
특히 한컴은 최근 「아래아한글」 판매로 올해 100억원 이상의 순수익을 남길 수 있고 내년부터는 부채를 모두 갚고 무차입 경영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컴은 또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공채사장인 전하진씨가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대기업 출신의 사내 이사진과 각계 전문가로 이루어진 사외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한컴의 발전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벌이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의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컴에 나타난 더욱 큰 변화는 더이상 워드프로세서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워드프로세서가 아직도 한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컴은 여기에만 집착하지 않고 「아래아한글」을 기반으로 인터넷 전문업체로 변신한다는 전략 아래 다양한 상품개발과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전하진 사장 중심 경영체제가 구축된 이후 한컴은 지금까지 개인용 제품이었던 「아래아한글」을 기업용 제품으로 다양화하고 있으며 인터넷 산업의 확산에 대응해 「아래아한소프트」 「네띠앙」 기반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 「아래아한글」과 「아래아한글」 사용자를 기반으로 기업용 시장과 인터넷 시장 등 사업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컴은 최근 일부에서 이찬진 사장과 「아래아한글」 개발을 총괄하는 정래권 이사가 회사를 떠나 「아래아한글 5.0」 개발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에도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정래권 이사가 「아래아한글 5.0」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앞으로는 「아래아한글」의 주요 구성요소를 모듈로 만들고 「아래아한글 공동개발단」(가칭)을 구성해 후속 버전을 개발할 계획이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