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반도체 장비의 내수 판매 및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제품의 사이클 단축으로 국내에 중고 장비 매물이 쏟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유통 사업이 국내 반도체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전자·현대전자·LG반도체 등 소자업체들이 중고 장비 판매에 직접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금토상사·다이나텍·윈텔 등 20여개의 수출입 전문업체들도 이 시장에 가세했다.
또한 국내 중소 반도체 장비업체들 중 상당수가 자체 개발한 신규 장비를 동남아 및 중국지역에 수출하며 중고 장비의 해외 판매도 병행 추진하고 있어 국내 중고 반도체 장비의 연간 시장 규모는 4000만달러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중고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요는 동남아 및 중국 등 후발 반도체 국가는 물론 미국의 대학 연구소로까지 크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며 특히 몰딩 및 절단 장비처럼 일반 산업용으로도 사용 가능한 일부 조립 장비는 물량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는 중고 반도체 설비 처리를 위해 인터넷 판매사이트를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한 결과 300여개 이상의 고정 거래처를 확보했으며 월 4억∼5억원의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고 장비 물량이 많은 현대전자와 LG반도체도 이미 지난해부터 중고 설비의 외부 판매를 위해 해외 바이어들과 직접 상담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월 20억원어치 이상의 중고 장비를 국내 및 해외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도 20여개 이상의 전문 오퍼업체들이 중고 장비 거래를 통해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이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나노타임즈는 「나녹스마트」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반도체 및 LCD용 중고 장비의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외국에서는 반도체 장비를 소자업체에 리스해준 후 기간이 끝나면 설비를 회수해 다른 해외지역 반도체업체들에 중고품으로 판매하는 영업 방식까지 도입되고 있으며 따라서 반도체 제조 비용의 절감 측면에서도 중고 반도체 설비의 처리 및 활용 방안은 더이상 소홀히 할 수 없는 새로운 경쟁 요소』라고 강조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