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PC133 수용.. SD램 전성시대 온다

 램버스 D램이 차세대 메모리로 채택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오던 인텔이 싱크로너스(S) D램을 대상으로 한 PC133규격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명, SD램 및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이 향후 1∼2년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램버스 D램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업체와 PC제조업체들의 중·단기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및 중앙처리장치 (CPU)의 버스 (BUS) 규격 100㎒인 SD램 대상의 「PC100」의 다음 규격으로 800㎒인 램버스 D램으로의 이행을 촉구해 오던 인텔이 대만의 중소 칩세트업체인 비아가 주도하고 있는 「PC133(버스 133㎒)」규격을 지원하는 칩세트 「810e」를 선보이기로 해 메모리 시장에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인텔 측은 올초 선보이기로 했으나 연기한 램버스 D램 지원 칩세트인 「카미노」를 오는 9월경에 출시, 램버스 D램 시장형성을 촉구한다는 방침이지만 대부분의 반도체 전문가들은 인텔이 「PC133」을 수용한 상황에서는 램버스 D램의 시장조성에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 최소 2년간은 SD램이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IBM사가 차세대 PC에 램버스 D램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미국 AMD사도 이달 말 발표예정인 차세대 CPU인 「K7」에 PC266규격의 DDR SD램을 채택키로 한데다 인텔의 종속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일본 메모리업체 역시 한국과 미국 반도체업체들이 선뜻 받아들인 인텔의 램버스 D램 생산설비 지원비를 거부, PC133규격의 SD램으로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있어 램버스 D램의 시장형성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만 비아 측은 이번 인텔의 「PC133」규격 수용과 반램버스 분위기 확산에 대해 「램버스 진영의 사실상 패배」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PC133」에 기반한 SD램 시장이 당분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아사는 조만간 DDR SD램을 지원하는 칩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아사의 국내 총판업체인 FM컴의 홍정기 사장은 『지난 4월에 비아사 회장이 국내 한 반도체업체 사장과 만나 PC133규격의 SD램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으나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었다』며 『인텔이 PC133 수용의사를 밝힌 만큼 국내 반도체 및 PC업체들도 이에 대응하는 사업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세미코리서치에 따르면 올 4·4분기에 램버스 D램의 시장점유율은 1.7%에 그치는 반면 「PC133」은 7.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